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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 직감 “어르신 대피하세요”… 주민들 살린 젊은 이장

김세동기자
등록일 2023-07-18 19:44 게재일 2023-07-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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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시 단산면 단곡2리 이춘길씨<br/>사고일 새벽 심상치 않은 느낌에<br/>20가구 직접 찾아 30명 피신시켜<br/>곧 토사 덮쳤으나 인명피해 없어<br/>“하루 전 조종근 면장으로부터<br/>산사태 위험성 듣고 미리 대비<br/>마을주민 통제 잘 따라준 덕분”
이춘길(왼쪽) 이장과 조종근 단산면장이 산사태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김세동기자

호우로 5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영주 지역에서 마을이장의 빠른 판단과 대응으로 주민들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귀감이 되고 있다.

18일 찾아가 만난 화제의 주인공은 영주시 단산면 단곡2리 마을이장 이춘길(57) 씨다.


이씨는 지난 15일 새벽 마을 뒷산에서 평소 듣지 못한 이상한 소리와 평소 물이 흐르지 않았던 담벼락에서 많은 물이 흐르는 것 등을 보고 산사태 징후를 발견했다.


산사태가 발생할 것을 직감한 이씨는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하라는 전화와 함께 문자를 전달하고 20가구를 찾아다니며 주민 30여명을 대피시켰다.


주민들이 대피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야산에서 ‘쿵’하는 소리와 함께 흙더미와 나무가 무너져 내리면서 마을을 덮쳤다. 산사태로 주택 2채가 매몰 됐고 매몰된 주택을 뚫고 내려온 토사는 인근 집들을 덮치는 피해가 났다.


대처가 조금만 늦었으면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뻔한 순간이었다.


마을회관으로 대피한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이춘길 이장은 “사고 하루 전 조종근 면장으로부터 산사태 위험에 대한 대비책과 대피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난 뒤 마을 전체를 둘러봤다”며 “마을 주민들이 통제에 잘 따라줘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종근 단산면장은 “이번 인명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던 것은 마을 이장의 빠른 판단과 마을주민들의 신속한 협조로 이뤄진 것”이라며 “안전사고에 대한 사전 대비와 예방 활동의 중요성이 증명된 사례”라고 말했다. 조 면장은 이어 “호우가 아직 이어지고 있어 주민들의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 덧붙였다.


15일 산사태로 영주지역에서 4명이 숨진 안타까운 상황속에서 더 큰 인명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던 것은 재난대비에 선제적이고 유기적인 대응을 펼쳤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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