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릉도에서 두번째 라이딩을 즐겼다. 천혜의 신비로움이 가득한 동해의 진주 같은 울릉도를 찾는 것만으로도 설렘이 가득한데, 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파도소리를 벗삼아 섬일주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지 않을까 싶다. 그것도 3년만에 다시 펼치는 라이딩이니 한결 감회가 새롭기만 했다. 물론 전체가 화산섬인 울릉도라 해안선을 따라 조금만 내륙으로 향해도 비탈과 가파른 길을 오르기가 만만찮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라이딩의 짜릿함과 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울릉도는 독도 포함 섬 전역이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지질유산의 보전과 교육·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가 큰 곳이다. 수 백 만년 전 신생대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울릉도와 독도는 특이한 이중분화구와 주상절리, 해식동굴, 해식절벽, 용출소 등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지질학적인 가치와 자원이 풍부하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코로나19로 급감했던 울릉도 관광객이 작년엔 46만명, 올해는 역대 최다의 방문객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만큼 곳곳마다 자연이 빚은 걸작(?)들이 많기 때문일까?
“삐죽삐죽 구불구불 위태위태 난 길 따라/도동에서 통구미로 설레여 밟는 페달/태고의 신비 벗기듯 한 꺼풀씩 저어가네//낙타등 같이 들쭉날쭉 태하령과 현포고개/숨소리 거칠어도 구슬땀이 달가운데/마루턱 언저리에는 바람의 결 정겹기만//…//애환 서린 내수전 옛길 아슬한 걸음으로/휘청이며 비틀대도 끌고 들고 메고 가니/두 바퀴 펼치는 세상 봉래폭포 환호하네” -拙시조 ‘울릉도 라이딩’전문
3년 전의 코스와는 달리 이번에는 사동에서 도동~저동~봉래폭포~관음도로 이어지는 역시계방향으로 돌았다. 울릉크루즈 등 대형선박이 드나드는 사동항 주변은 ‘2026년 개항 예정인 경비행기 활주로 개설 등으로 바닷가측 산을 깎아내는 등 공사와 개발이 한창이었다. 몇 차례의 업힐(Up hill)과 다운힐(Down hill)을 거치고, 파도의 추임새와 갈매기의 안부를 들으며 서서히 페달을 밟는 기분은 필설로 못다할 정도였다. 특히, 나리분지로 향하는 가풀막을 힘겹게 오를 때 천천히 지나가던 차량의 운전자가 굳이 창문을 내려 “힘내요~ 파이팅! 멋져요~!” 라고 격려할 때는 정말이지 순간적으로 힘이 불끈 솟기도 했고, 안개 낀 나리분지의 원시림을 통과할 때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돼 가히 영화의 한 장면이 따로 없을 정도였다.
7월 들어 포항~울릉도를 오가던 기존의 배에 쾌속선이 추가되고, 공항 개항 시 관광객 100만명 목표에 대비하여 울릉도에도 숙박시설·교통 등 인프라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중앙선이 없는 이면도로가 정체되고 교통사고의 위험이 있는 길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기에 아찔할 정도였다. 또한 대부분의 식당이 단체손님 위주의 영업으로 ‘혼밥’이 어려운 현재의 상황 등을 감안하면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것이 울릉도의 관광과 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