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미리 보는 미래 50년
지역 전통산업인 섬유산업 몰락과 함께 새롭게 대체할 산업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지난 30년간 쇠락의 길을 걷고 있던 대구가 새로운 국면을 맞아 비상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과거 대구는 대한민국 3대 도시였다. 하지만 기득권 세력의 폐쇄성과 현실 안주로 지난 10년 간 인구가 250만 명에서 237만 명으로 감소하고, 경제는 30년 연속 1인당 GRDP 전국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으며 몰락의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민선 8기 홍준표 시장이 취임하면서 대구는 서서히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 50년 미래 먹거리 발굴과 하늘길 개척을 통한 ‘미래번영 대구’를 슬로건으로 공공혁신, 재정혁신, 민생혁신, 3대 대구 대혁신으로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대구는 세계와 경쟁하는 ‘글로벌 대구’로 도약을 위해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 투자유치, 국제교류 확대 등 대구 미래 50년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거침없이 달리고 있다.
신공항특별법 통과로 ‘항공산업허브도시’ 날개
미주·유럽, 호남·충청까지 ‘대한민국 제2경제권’
두바이·마리나베이식 후적지 ‘신성장 거점’으로
신공항 군위·의성은 대한민국 최초 규제프리존
배후지에는 항공·물류 거대 첨단산업단지 조성
UAM 등 5대 신산업 육성… 산업구조 속속 개편
수성알파시티에 2조원 투자 ‘디지털혁신거점화’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
홍 시장이 대구 미래 50년을 위해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핵심사업은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이다. 신공항 건설 특별법이 지난 4월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함에 따라 2030년 개항을 목표로 ‘항공산업 허브 도시’로 힘찬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일극 체제인 공항 산업에 맞서 ‘중남부권 항공물류 허브 기지’가 되기 위한 신공항 마스터플랜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공항 건설 사업은 특별법 통과로 국가가 보증하는 사업이 되면서 안정적이고 신속한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 군 공항의 기부 대 양여 차액 국비지원, 예타 면제, 종전부지에 대한 특별구역 지정 등 핵심 내용이 반영됐다. 법안의 발효 시기도 당초 6개월에서 4개월로 2개월 단축하는 등 신속한 추진이 가능하게 돼 당초 2030년 개항 보다 2년 일찍 개항한다는 목표로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대구시는 최초로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국제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LH와 대구도시공사, 중앙·대구 1군 건설업체 간 공동출자법인(SPC) 구성에 집중하고 있다. 특별법을 토대로 국가가 보증하는 사업인 만큼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사업은 역대 지역 최대 규모의 사업으로 30조 원 이상 막대한 재정이 투입된다.
신공항은 인천공항에 집중된 항공 여객물류의 30% 이상을 책임지고, 미주, 유럽을 드나드는 3.8㎞ 이상 활주로를 갖춘 글로벌 첨단 물류 중심 여객 복합공항을 목표로 건설된다. 커퓨 타임 없는 ‘24시간 잠들지 않는 공항’으로 만들고, 유사 시 30분 만에 마비되는 인천공항을 대체하게 될 대한민국 핵심 안보의 새로운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사업설명회를 열고 건국 이래 대구·경북 최대인 30조 원 이상을 투입하는 대구경북신공항의 군 공항 이전과 후적지 개발을 맡을 SPC 설립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두바이식 후적지 개발
군 공항은 기부 대 양여 방식, 민간 공항은 국토교통부가 재정사업으로 건설한다. 후적지 개발 등 미래 50년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지난 5월 17일부터 24일까지 두바이(아랍에미리트), 싱가포르, 조호주(말레이시아) 출장을 다녀온 홍 시장은 대구국제공항 후적지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처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후적지는 대규모 공공개발과 함께 세제감면, 규제개혁 등 투자유치를 위해 금호강 물길을 돌려 마리나 베이처럼 수변도시로 조성하고 랜드마크 대표빌딩을 중심으로 첨단기업, 상업 밀집 스카이라인을 이룬 글로벌 명품 도시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또 특별법에 따라 관광, 규제자유, 자역특화발전, 연구개발, 특별건축경제자유구역, 스마트도시 특화단지, 6개 특구를 반영해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로 만들어 대구의 신성장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대구시는 사업대행자(공공+민간) 선정 후 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 실시계획 수립의 절차를 거쳐 2030년 공항 후적지 조성공사를 착공해 2032년 조성완료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대구 신공항 중심의 거대 신경제권 출범
신공항이 개항되면 인천공항 여객과 항공 물류의 역할 분담에 따라 신공항을 중심으로 대구·경북과 호남·충청권을 아우르는 대한민국 제2경제권이 생기게 된다.
그동안 높은 분양가와 민원 등 때문에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에 한계에 부닥친 대구시(883.552㎢)에 군위군(614.34㎢)이 편입되면 대구는 1천497.86㎢ 확대된다. 신공항이 건설되는 군위·의성지역은 각종 규제 완화, 세제감면 혜택 등 대한민국 최초의 규제프리존이 만들어진다.
인천공항에 버금가는 중남부권의 중추공항 역할을 하게 될 군위군 신공항 만항청사 주변으로 도심항공(UAM), 호텔, 컨벤션센터, 공공시설 등이 들어거게 된다.
또 신공항 배후지에는 항공·물류 중심의 초거대 첨단산업단지가 조성되는 등 공항 및 주변 산업단지 종사자와 가족 등 군위는 30만 인구 수용이 가능한 새로운 에어시티로 변신하며, 첨단산업단지 전초기지로 자리잡아 미래 대구의 산업·경제를 견인하는 핵심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항공교통 요충지로 부상
신공항을 중심으로 광역교통망 등이 건설되면 대구는 하늘길을 여는 새로운 항공교통 요충지가 된다. 현재 발표된 광역교통망은 총 9개의 노선이다.
대구 외곽순환도로가 지난해 3월 개통됐으며 신천대로와 팔공산터널을 잊게 될 조야~동명 간 광역도로가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가 2027년 개통 예정으로 진행 중이다. 중앙고속도로 6차로 확장과 북구미IC~신공항 도로는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반영됐고, 군위관통도로도 군위군의 대구편입으로 대구시가 대구시민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서대구와 신공항을 잊는 대구경북 광역철도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됐다. 중앙선 도담~영천 간 복선화는 올해 개통을 목표로 공사 중이며 김천에서 신공항간 철도는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역교통망 건설이 완료되면 신공항은 국내 항공 물류의 30%를 책임지는 물류공항으로 거듭나며 이를 계기로 대구·경북은 물론 호남권과 충청권을 아우르는 새로운 하늘길의 교통요충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5대 신성장산업 육성과 대구 산업단지 재편
대구시는 신성장 동력 마련을 위한 5대 신산업(UAM, ABB, 비메모리 반도체, 로봇, 헬스케어) 육성에 돌입하면서 산업구조도 속속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티맵모빌리티와 UAM 시범사업과 상용화 추진, UAM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시는 2030년 신공항 개항에 맞춰 항공모빌리티 서비스까지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 등 외지 기업 10여개가 대구 수성알파시티로 본사를 옮기거나 지사, 연구소를 신설하는 등 ABB 산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30년까지 수성알파시티에 2조 2천억 원을 투자키로 해 수성알파시티를 비수도권 최대 디지털 혁신거점 지구로 육성할 계획이다.
올해 센서 반도체용 ‘D팹(Fab·반도체 기반 생산공정)’ 건립을 위한 설계 용역비 193억 원을 확보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 D팹을 구축할 예정이다.
대구는 2020년 7월 로봇 분야 전국 최초로 ‘이동식 협동로봇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다양한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의료 분야도 제조업 중심에서 인공지능, 디지털치료기기, 전자약 등 디지털 헬스케어로 전환해 육성할 계획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 미래 50년 밑그림을 시작으로 핵심 사업들도 힘차게 출발했으며, 올해 연말까지 기본 틀을 완성 시키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며 “다시 한번, 대구가 한반도 3대 도시의 영광을 반드시 되찾을 수 있도록 250만 시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곤영기자lgy1964@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