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잦아든다.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될 무렵이면 하늘에서도 ‘때를 알아 좋은 비를 내리고(好雨知時節), 가는 비로 살며시 만물을 윤택하게 하니(潤物細無聲)’ 시의적절한 타이밍이 아닐 수 없다.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곡우 무렵의 비는 한 해의 풍년을 가늠하기도 하기에 단비(甘雨) 또는 희우(喜雨)라고도 한다. 이처럼 때맞춰 오는 좋은 비는 반가운 손님 마냥 기쁘고 반가우며 감사하기만 할 것이다.
좋은 시절을 알고 때맞춰 내리는 비가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감사의 마음을 들게 하는 대목이다. 자연현상에 대한 고마움과 기쁨을 표현하는 시가 이러할진데, 사람사는 세상에는 고맙고 감사한 일들이 얼마나 숱하고 즐비할까?
“이 세상 무엇 하나/고맙지 않은 일이 있으랴//태어나고 자라나서 가정을 이루고 살며 사랑하며/숨쉬고 먹고 자고 입고 마시고 즐기고 느끼며/웃고 울고 기쁘고 슬프고 밝고 맑고 곱고 즐겁고 반갑고 멋지고/보고 듣고 읽고 말하고 쓰고 알고 배우고 생각하고 기억하고 상상하며/일하고 땀 흘리고 노력하고 인내하고 성취하고 감동하고 만끽하고/은혜를 알고 표현을 하고 보답을 하고 마음에 되새기며/관심의 문을 열고 긍정이 물결치고 이해의 배를 타고 배려가 넘실대며/사랑이 샘솟는 온 누리 순간순간 감사의 빛살….//감사는 마음 따뜻한 선물/눈물겨운 행복이어라”-拙시조 ‘감사’ 전문(2012)
어쩌면 사람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감사하고, 일생을 감사하게 마무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감사의 울림은 끊임없이 메아리 치고, 고마움의 나눔은 햇살처럼 비춰 들기 때문이다. 매순간 숨쉬며 건강하게 살아있음이 감사하고, 만나서 함께 어울리고 소통하며 베풀고 나눌 수 있음이 고맙지 않을까? 큰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작은 감사에서 비롯되며, 감사하는 습관은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세상을 풍요롭게 한다. 감사는 은혜를 아는 자의 마음의 열매이며, 감사한만큼 삶이 여유롭고 따뜻해질 것이다.
감사로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여 선진사회를 이루기 위한 ‘감사의 날’ 선포식이 최근 포항에서 개최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년 전 범시민운동으로 다양하게 추진된 ‘감사운동’이 대한민국 1호 ‘인성도시’로 인정받은 감사의 메카 포항에서, 전국 최초로 민간 주도의 감사운동이 재시작된 것이다. (사)대한민국감사국민위원회는 5천만 국민의 감사하는 마음을 일깨우기 위해 매월 5일 오(5)!감사 엽서쓰기 등 전국민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여,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국정목표로 출범한 현 정부와 함께 감사와 배려, 긍정과 나눔의 사회문화 정착으로 전국민의 행복지수가 높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에 따라 포항시산림조합, 포항교육지원청 등 130여 곳의 기관 단체들과 감사나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포항시감사운동본부를 창립하는 등 감사운동이 전국적으로 재점화해 감사와 존중이 넘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랬다.
마음 따뜻한 감사, 향기나는 꽃길 같고 빛나는 보석 같은 감사문화의 확산으로 모두가 행복해지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