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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노인들, 나라 발전 위해 희생한 세대 대기업·정치권의 노인 복지 관심 더 필요”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3-04-13 20:13 게재일 2023-04-1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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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 / 황보기 대한노인회 포항시지회장<br/>지역 65세 이상 노인 9만8천여명<br/>전체 인구 20%… 경로당 627곳<br/>사회적 약자·소외계층 노인 많아<br/>무료 점심 한 끼 먹을 수 있었으면<br/>노후화된 지회 건물 신축 큰 성과
황보기 대한노인회 포항시지회장이 내년 3월 30일 임기 마치기 전까지 노인들이 서로 양보해 가며 웃으면서 경로당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이시라기자

인간이 태어나고 성장하며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대자연의 섭리다. 노인은 인생의 라이프 사이클에서 왕성기를 지나 쇠퇴기 또는 황혼기에 접어드는 연령 계층을 뜻한다.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노인층에 대한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전쟁 직후 세계 최빈국이나 다름없던 우리나라를 현재 10대 경제 강국으로 성장시킨 주역이 바로 지금의 노인세대기 때문.

어르신들은 우리나라가 이만큼 잘 먹고 잘살게 되도록 피땀을 흘리며 경제를 일으킨 공로자들이다. 만약 이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존재할 수 없다.

노인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황보기(92) 대한노인회 포항시지회장을 최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지난해 말 기준 포항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9만8천684명. 이는 포항시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수치다.

경로당은 모두 627곳이 있는데, 황보 회장은 경로회장과 노인들의 고충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며 2016년부터 현재까지 7∼8대 노인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가 지회장직을 맡은 뒤 거둔 가장 큰 성과는 노후화된 지회 건물을 신축하는 것이었다.

황보 회장은 “시장님의 배려로 2020년 10월 상대동에 노인회관을 새롭게 지을 수 있었다”며 “쾌적한 환경에서 읍면동 회장들과 회의도 하고 담소를 나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지목한 또 다른 성과는 ‘경로당 깔끄미 사업단’이다.

황보 회장은 “보건복지부와 노인중앙회에 요청을 해 지난해부터 이 사업을 하고 있다”며 “노인들 대부분이 일하며 수입을 창출해내기 어려운 상황인데 직접 일하면서 작지만, 손수 돈을 벌어 손주들에게 용돈을 주거나 부족한 살림에 보탬이 되길 바랬다”고 전했다.

그는 경로당 복지의 일환으로 ‘행복도우미 사업’ 도입에도 큰 영향을 줬다.

황보 회장은 “행복도우미 선생님 40명이 경로당을 다니면서 건강상담과 경로당 시설점검 및 수리 활동을 한다”며 “율동 및 체조 활동, 공예, 미술 심리 치료 등을 하며 노인들이 무료한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태풍 힌남로로 인해 큰 피해를 받은 경로당 83곳의 복구를 위해 서울에 위치한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직접 방문해 8천300만원의 수해복구비를 확보해내기도 했다.

아흔이 넘은 고령의 나이에도 황보 회장이 전국을 누비며 이처럼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었던 건강의 비결은 바로 규칙적인 운동이었다.

그는 “매일 새벽 4시부터 1시간씩 집 근처 구룡포 앞바다를 돌며 걷기 운동을 한다”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계절에 상관없이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게 나의 건강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3월 30일 임기가 마치기 전까지 노인들이 서로 양보해 가며 웃으면서 경로당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황보 회장은 “경로당은 건강하고 돈이 많은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다.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 노인들이 많이 오는 만큼 이들이 무료 점심 한 끼를 이곳에서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새마을사업과 포스코 건설 등 지금 노인 세대들은 나라의 발전을 위해 희생했다”며 “매번 도움이 필요할 때만 우리를 찾지 말고, 평소에도 지역의 대기업과 정치권에서 노인들의 복지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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