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점차 맑아지고 만물이 생기를 더해가는 청명(淸明) 즈음은 독서와 공부하기에 좋은 때다. 꽃그늘 아래서 책을 읽거나 연초록 잎새 소리 들으며 글을 쓰게 된다면? 당나라 문호 한유는 ‘마을과 들판에 서늘한 바람 불어오는(新凉入郊墟)/가을 무렵에 등불을 가까이할 수 있으니(燈火稍可親)/책을 펴 보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簡編可舒卷)’고 읊었지만, 서늘함이 어찌 가을뿐이랴. 날씨와 계절의 변화는 그만큼 사람의 감성을 움직일 수도 있기에, 비교적 평온하고도 청량한 때에 맞춰 책과 글을 가까이하고 독서를 권장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정부는 올해부터 관계법령에 따라 ‘도서관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 오늘 4월 12일이 바로 제1회 ‘도서관의 날’이다. 1964년부터 시작된 도서관 주간은 독서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지역주민들의 도서관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매년 4월 12~18일을 지정, 운영해서 올해로 59회째를 맞고 있다. 도서관이 국민의 정보기본권 신장과 사회의 문화발전에 기여함으로써 지식문화 선진국을 창조하는 데 중요한 기반시설 중의 하나임을 인식하자는 것이 도서관법의 기본이념이다. 또한 도서관의 가치가 사회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그 역할을 다하며, 국민의 자유롭고 평등한 접근과 이용을 위해 도서관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보장한다는 내용 등이다.
지식과 창조성의 원천이기도 한 도서관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료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몇 안되는 공공장소이며, 제대로 된 정보와 자료의 제공으로 이용률을 극대화하도록 봉사하는 시설이다. 또한 개인단위로 운영하여 자료를 공유하는 ‘작은 도서관’ 사업이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큰 도서관은, 공유경제의 효과적인 비즈니스 모델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도서관의 기능을 별도의 건물이나 특정영역이 아니라, 업무적인 공간에서 자유로이 이용하며 지식을 공유하고 토론·소통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곳이 생겨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작년말에 개관된 경상북도 도청 안민관 1층 로비에 도민의 책 쉼터이자 지식공유 공간인 ‘미래창고’ 도서관이 그곳이다.
‘미래창고’는 ‘도정 현안에 대한 해답과 미래를 위한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지식이 축적된 저장소’라는 의미의 명칭 공모를 통해 선정된 도서관으로, 본관 로비에 있던 구 당직실을 헐고 그곳에 독서 쉼터를 만든 전국최초의 사례이다. 일반도서 2만여 권과 다양한 이용자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세대별 추천도서, 노벨문학상 수상도서 등의 북큐레이션과 무료 도서나눔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북도내의 향토문인 전용 북코너를 도서관 입구에 개설, 책자를 비치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보물 중의 하나인 도서관은 ‘무료로 다니는 대학’이자 언제나 희망이 존재하는 곳이다. 오늘부터 1주일 동안의 ‘도서관 주간’에 서울 도담도담 한옥도서관이나 인천 누리공원작은도서관, 청주 생태자연도서관 등 특색있고 이색적인 가까운 동네 도서관에서 책과 만나는 소중한 기쁨을 누려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