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등 섬 주민에게 택배는 단순한 물품, 그 이상이다. 섬 지역은 섬 내 생산 인프라가 부족해 생활필수품의 공급을 전적으로 물류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
울릉도 등 섬 지역 생산물의 판매를 통한 소득도 물류서비스를 통해 창출된다. 그러나 울릉도 등 섬 지역은 운송 거리가 멀고 바다에 의해 육지와 분리돼 있어 원활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 못하다.
이와 같은 문제로 섬 주민은 택배 서비스 품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실태 파악마저 미비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섬진흥원(KIDI, 원장 오동호)이 섬 물류 취약지역의 택배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고자 방안을 제시,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한국섬진흥원에 따르면 ‘섬 지역 택배 이용 실태 및 개선방안 연구’는 2022년도 정책연구과제로, 섬 주민의 원활한 물류 서비스 보장을 위해 마련됐다.
울릉도 등 섬 지역은 육지와 비교해 물류 환경이 취약하고 시장을 확보하기 어려운 특성을 지니고 있다. 서비스의 공공성이 강하지만 ‘섬 발전촉진법’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해운법’ 등 법적 기반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섬진흥원은 울릉도 등 섬 지역 택배 서비스 유형을 8가지 유형으로 세분화했다. 육지화 섬과 일반 섬으로 나눠 문전배송가능과 불가능에 대한 경우의 수를 뒀다.
이번 연구는 지방우정청의 협조를 받아 이뤄졌다. 7개 지방우정청을 통해 섬 지역 택배 서비스 유형을 전수 조사했고, 인구수, 육지와의 거리, 운송 수단, 특이사항 등을 반영해 11개 대표 섬을 선정했다.
이후 서비스 유형별 대표 섬 내 주민을 대상으로 면접 및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섬 내로 반입되는 물품은 생활필수품, 섬 외로 보내는 물품은 지역 특산물로, 택배 서비스는 섬 주민의 정주 여건과 소득 창출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섬 주민의 택배 서비스 품질 만족도는 평균 69.9점으로, 육지 92.3점(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19)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제성과 신속성, 편리성이 육지에 비해 큰 차이가 발생, 특수배송비 부과와 배송 일정 지연, 접수 불편 문제를 중심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섬 지역 택배 서비스 만족도와 품질은 섬 내 인구, 이동 수단, 거리의 영향으로 배송 인프라, 방법 등에서 유형별 차이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서비스 이용요금, 배송 기간이 각기 달라 섬 지역 운송체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섬 지역 서비스 운송원가도 서비스 유형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서비스 유형별 맞춤형 개선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섬진흥원 섬 지역 이용 실태에 기반해 섬 지역 택배 서비스 공공성 강화, 공동인프라를 활용한 섬 택배 서비스 물류체계 혁신, 섬 지역 택배 서비스 유형별 맞춤형 지원정책 강화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섬 지역 택배 서비스의 공공 서비스화를 위해 단기적으로 택배 서비스 취약지역 표준운송원가 기준 마련과 택배 서비스 품질 만족도 조사 시행 비용 및 바우처 지원기준 마련과 중장기적으로 택배 서비스 취약지역 공공 서비스화 법적 기반 마련과 물류 공영제 시행을 제안했다.
섬 지역 택배 서비스 유형별 맞춤형 지원정책 강화방안은 섬 지역 택배 서비스 유형별로 섬 생활권역 내 중심 섬의 물류거점 기능 강화, 여객선 이용 생활물류 차량의 선적 우선권 부여를 제안했다.
또, 중소섬 내 택배 서비스 배송 인프라와 인력 지원, 개인 선박을 이용한 택배 서비스 제공 기반 마련, 섬 주민 택배 배송·접수 기능 부여를 통한 문전 서비스 확대를 제안했다. 지속 가능한 섬 지역 택배 서비스 개선을 위한 정책적 제언도 내놨다.
한국섬진흥원은 중앙행정기관, 지자체, 택배회사, 선박회사, 섬 주민의 협력 거버넌스 구축, 섬 지역 택배 서비스 공공 서비스화 적용을 위한 안정적인 예산 확보, 장기적인 섬 물류 실태조사를 통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택배회사의 섬 지역 서비스 개선 노력 제고, 제주도를 포함한 전체 유인섬 대상 서비스 개선의 정책을 제언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