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지속가능한 관광산업의 미래를 위해

등록일 2023-03-19 18:16 게재일 2023-03-20 17면
스크랩버튼
박남서 영주시장

지난 2월 27일 환경부에서 설악산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발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40년 동안 답보상태를 이어오던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허용은 2009년부터 소백산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해왔던 영주시에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울긋불긋한 것이 꼭 비단 장막 속을 거니는 것 같고 호사스러운 잔치 자리에 왕림한 기분”같다며 퇴계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소백산은 1987년 우리나라 18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에 이어 산악형 국립공원 가운데 네 번째로 넓은 규모를 가지고 있다.

특히 능선이 아름다워 철마다 수많은 등산객이 찾고 있지만 직접 등산이 어려운 사람들은 소백산의 절경을 감상할 기회를 가질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영주시에서는 앞서 두 차례에 걸쳐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추진해왔지만, 환경문제와 경제적 타당성 등의 이유로 번번이 무산됐다.

소백산의 훼손에 대한 우려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케이블카 설치가 어쩌면 더 이상의 훼손을 막는 최소한의 장치가 될 수도 있다.

수많은 발길이 닿으면서 망가지고 상처 난 탐방로의 지켜야 할 곳과 개방해야 할 곳을 철저하게 구분해 식생의 회복이 필요한 곳을 쉬게 하는 등 환경도 지키면서 관광의 편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함께 달성하는 방법을 얼마든지 강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백산 케이블카는 경제성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정복형의 탐방문화를 조망형으로 바꾸어 국립공원을 보호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추진되고 있다.

영주시는 소백산 케이블카 설치를 통해 망가진 탐방로를 복구시켜 환경을 회복하고, 관광 편의를 높여 지역 관광객을 유입하는 두 가지 시너지 효과를 이루고자 한다.

눈앞의 작은 경제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대로 보존하기 위한 결정이다.

두 번째 이유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케이블카 설치와 같은 문제는 생태환경의 측면과 함께 장애인 등의 접근성의 측면, 관광 활성화의 측면 등 다양한 방향으로 검토돼야 한다.

초고령화 사회를 앞둔 대한민국은 관광의 편의를 높이는 노력을 점차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지만 전국 22개의 육상 국립공원 가운데 케이블카가 설치된 곳은 단 3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보행이 어려운 휠체어 사용자들에게 케이블카는 높은 산에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고령화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둔 만큼 접근성이 어려운 고령자와 장애인들의 산악 관광을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는 인프라다.

그리고 마지막 이유가 지역 관광산업의 활성화다. 영주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부석사와 소수서원을 비롯해 우리나라 유일의 K-문화테마파크인 선비세상 등 전통 문화유산을 보유한 전통문화의 도시다.

그러나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라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백산 케이블카는 영주 관광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의 관광산업을 체류형으로 변모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목포의 경우 해상케이블카 설치 전 연간 380만명 수준이었던 관광객이 케이블카 설치 이후 700만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에 지자체에서는 케이블카와 연계한 다양한 관광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앞으로 관광객 2천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영주 지역 관광에도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영주시는 올해 소백산 케이블카 추진 위원회 구성을 추진해 공청회와 토론회, 주민설명회 등 의견수렴의 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자연환경영향평가 용역실시 등 관련 절차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조선시대 풍수학의 대가 격암 남사고 선생이 지금으로부터 400여년 전 죽령고개를 넘어오다 소백산을 바라보며 절을 하고 “이 산은 사람을 살리는 산”이라며 감탄했다는 이야기가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소백산이 그동안 우수한 자연경관으로 환경을 살리고, 사람을 살려 왔다면 이제는 지역을 살리는 산이 되어줄 것이라 기대한다.

시·군 단체장의 ‘우리고장은 지금’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