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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기업으로 가는 길

등록일 2023-03-12 16:39 게재일 2023-03-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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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찬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김종찬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철강 전문 분석기관 ‘월드 스틸 다이내믹스’(WSD)가 2022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포스코를 13년 연속 1위로 선정하였다. 35개 글로벌 철강사를 대상으로 23개 항목을 평가하여 이를 종합한 경쟁력 순위를 매년 발표하고 있는데, 포스코는 친환경 기술혁신, 고부가가치 제품, 인적 역량 등 7개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으며 평균 8.5점으로 종합 1위에 선정됐다.

한 기업이 13년 동안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사례는 세계 철강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라고 한다. 평가받은 경쟁력의 결과는 2022년 9월 한반도에 상륙한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냉천이 범람하여 포항제철소 압연지역 대부분이 수해를 입었을 때 여지없이 증명되었다. 정비부서의 이상 조치 능력, 조업 부서의 내재화된 프로세스 지식, 그리고 그룹사를 포함한 광양제철소 직원들도 휴일을 반납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수해를 조기 복구한 위기관리 능력은 그 어떤 위기도 포스코를 이긴 적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렇다면 포스코를 포함한 일류기업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먼저 ‘창의적인 기술력’을 들 수 있겠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정문에는 ‘자원은 유한, 창의는 무한’이라는 문구를 창업 초기부터 게시하고 있다. 70년대 1차 석유 파동 때 석유자원이 20년 정도 지나면 고갈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있었지만 산업 혁명 전 6억 명의 인구에서 현재 80억이 넘었지만 석유자원 고갈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는다. 그 이유는 기술의 발전에서 찾을 수 있다. 70년대는 탐사도 시추도 초보적 기술이었고, 대륙붕 연안에서만 석유 생산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심해에서도 캐내고 셰일가스는 바위 틈 사이에 있던 가스와 석유를 녹여서 캐어내니 유한한 자원이 창의적 기술에 의해 무한해지고 기술은 자원이 된다.

다음으로 ‘임계점’을 넘어서야 된다는 것이다. 비행기가 달리기만 한다고 뜨는 것이 아니다. 활주로를 벗어나기 전 시속 300km에 이르러야 이륙할 수 있다. 배가 부르기 위해서는 마흔아홉 번의 숟가락의 밥이 들어가서 마지막 한 숟가락에 배가 부르는 것처럼 임계점을 넘어야 비로소 성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입장의 순서가 오기 직전에 자리를 뜨고, 대어가 미끼를 물기 직전에 낚싯대를 걷어 버리고, 땅의 제 임자가 나타나기 직전에 급매물로 처분해 버리니 더 큰 성과와 이익으로 치환되지 않는다. 임계점을 넘어설 수 있는 힘을 실패에서 얻어야 한다.

다음은 현장 관리를 위한 ‘생각의 중요성’이다. 부분적인 것만 보면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는다. 작은 것에서부터 전체의 성능이 복원되고 유지돼야 한다. 현장의 소음이나 진동에 익숙해지면 불합리점이 보이지 않는다. 그 익숙함이 쌓이면 당연시되고 누구도 의문점을 가지지 않게 되어, 불합리란 싹이 트고 자라 설비는 결함에 의해 고장으로 이어진다. 제품은 고객의 외면을 받아 시장에서 사라지며 기업도 운명을 같이하게 될 것이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산은 기도로 옮길 수 없고 반드시 삽과 곡괭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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