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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현장의 안전 체계와 개선 순서

등록일 2023-02-19 20:21 게재일 2023-02-2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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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주선 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엄주선 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안전(安全)이라는 한자는 ‘여인이 집안에 왕처럼 있다’라는 뜻으로 풀이되며 국어사전에서는 ‘위험이 생기거나 사고가 날 염려가 없음 또는 그런 상태’라고 되어 있다. 우리나라 모든 기업들이 직원들을 산업재해로부터 지키고 생산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을 안전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입하고 있으나 아직 선진국 수준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듯하다.

정부도 2018년 1월부터 산업재해사망자수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2018년 971명이던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22년에는 644명을 기록하였다.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노력으로 사망자수가 많이 줄어들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근로자 1만명당 발생하는 사망자수인 사망 만인율은 OECD 평균인 0.29에 한참 못 미치는 0.43수준이다. 독일 0.15, 일본 0.13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안전한 현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안전과 관련된 의식, 방법, 체계가 잘 구축되고 유기적으로 작용하여야 한다. 의식은 모든 활동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본인이 근무하는 현장의 법적 사항 위험물 등 안전과 관련된 기본적인 지식을 학습하고 갖추는 자세이다. 방법은 위험요인을 발굴하고 제거하는 수단을 말하며, 체계는 이러한 일련의 활동이 경영자부터 직원까지 모든 현장에서 관리되고 작용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중 현장의 직접적인 작업안전확보 수단인 방법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방법은 위험요인을 발굴하고 제거하는 수단을 말하며 위험요인 발굴은 작업표준의 작업 순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작업 순서를 시작부터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빠짐없이 동작 단위로 기술하고 각 동작에 대하여 동영상이나 실제 작업하는 현장을 현물로 보면서 작업의 유해 위험 요인에 의한 부상 또는 질병의 발생 가능성과 사고 시 상해의 크기인 중대성을 추정·결정하여 등급을 구분하고 등급이 높은 고위험 작업에 대한 위험 요인을 도출한다.

도출된 유해 위험 요인의 개선 순서는 첫째가 위험한 작업을 아예 하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공정 자체를 바꾸거나 사람의 작업을 기계화 자동화 하여 대체하는 것이다. 그 다음 둘째가 어쩔 수 없이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 작업자가 처음부터 실수하지 않도록 하거나 실수를 하여도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셋째가 가장 낮은 수순의 조치로 접근을 못하도록 안전시설물을 설치하거나 보호구를 착용하는 것이다.

기업의 안전수준을 이야기 할 때 ‘비료의 아버지’로 불리는 독일의 식물학자 유스투스 폰 리비히의 최소량의 법칙을 많이 인용한다. 그는 ‘식물의 성장을 좌우하는 것은 충분히 많은 영양소가 아니라 가장 부족한 영상소’라고 하였으며 이를 나무판자들을 덧대 만든 물통에 비유하여 가장 높이가 낮은 판자에 의해 담을 수 있는 물의 양이 결정된다고 하였다. 즉 회사의 전체 안전 수준도 결국 소속된 개개인의 수준에 의해 결정되며 전 직원이 스스로 안전 수준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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