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문화재단, 출향 청년작가<br/>권세진 ‘우묵한 깊이’ 전시 개최<br/>한국화 조형원리 실험적 재해석<br/>3일부터 꿈틀로 스페이스 298서
‘2023 청년작가 기획전-우묵한 깊이’가 포항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에 위치한 대안공간 스페이스 298에서 오는 3일부터 26일까지 열린다.
‘우묵한 깊이’는 한국화와 동양화 조형 원리를 지금·여기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한국화 장르를 새롭게 개척하고 있는 권세진(35) 작가가 동양화를 분석하고 표현하는 관점을 실험·심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사유를 시각화해 보여준다. ‘조각 그림’이라는 방식을 창안해 풍경을 새로운 경험 이미지로 구성한 작업을 만날 수 있다.
권 작가가 선보이는 10<E1BF>10㎝ 정사각형 크기의 수천 장의 한지를 이용해 각종 이미지를 수묵으로 채화해 회화로 완성한 ‘조각 그림’ 작품은 전통적인 수묵화 느낌도 나지만 디지털 화면의 픽셀조각처럼 보여 흑백사진 같은 이미지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전시 제목인 ‘우묵한 깊이’는 우묵할 수 없는 것의 우묵함과 깊이 보지 않으면 지나치게 되는 오류와 같은 공간감을 말한다. 이는 영문 제목인 ‘Overthrust’가 뜻하는 단층의 한 종류로, 시공간이 쌓이고 겹쳐진 그림의 형식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그는 한 장의 사진에 담기 어려운 풍경을 여러 장의 사진으로 재구성한 신작을 선보인다. ‘이동 시점(Moving Point)’은 사진 8장을 합성해 구성한 풍경 작품으로 장소를 종합해 유기적으로 구성하는 동아시아의 전통 회화와 일부 닮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한 개인 폭포가 두 개로 등장했기에 관념적으로 보이지는 않으며 장소의 이야기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명승지를 그린 전통적인 산수화와도 구별된다.
수천장의 중첩된 조각 이미지로 전시장을 가득 채울 이번 전시는 작가의 작업 세계관과 독특한 작품 활동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 영상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권세진 작가는 경북대와 동 대학원에서 미술학과 석사를 졸업한 뒤 ‘겹 풍경’(대구어울아트센터, 2021) ·‘CMYK’(Gallery2, 2021) 등의 개인전을 6회 개최했으며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주관하는 올해의 청년작가상(2016) 수상·창작공간 DAL 3기 입주작가(2020) 선정 등 다수의 전시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대미술관, 대구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한편, 이번 기획전은 (재)포항문화재단이 포항 출신의 청년작가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시민에게 청년작가의 새로운 예술적 흐름을 선보이고자 마련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