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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몸으로 화재 현장 뛰어든 70대… 노부부 구조

황성호기자
등록일 2023-01-16 20:00 게재일 2023-01-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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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성건동 건축업자 손수호 씨 <br/>“그 순간엔 구해야겠다는 생각 뿐”
주택 화재 현장에서 불길을 뚫고 노부부를 구한 손수호 씨가 화재 현장을 둘러보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

맨몸으로 화재 현장에서 자신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불길로 뛰어들어 노부부를 구한 시민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주시 성건동에서 건축업을 하는 손수호(70)씨.

16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10시 30분쯤 손씨는 경주 내남면 덕천리에서 주택을 수리하던 중 검은 연기와 타오르는 화염을 목격하고 화재현장으로 달려갔다.

그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외부 창고에서 시작된 불길이 벽을 타고 2층짜리 주택을 집어삼킬 듯 확산하고 있었다. 주변을 살피던 손씨는 80대 집주인이 화염에 휩싸인 집안으로 다시 들어가려는 것을 막는 순간 “할머니가 집안에 있다”는 이웃들의 웅성거림이 그의 귓가를 스쳤다.

그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입과 코를 가리고 집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당시 현관문에도 불길이 번져 주택 반대편 창문을 부수고 집안으로 진입했다. 천장까지 번진 불길 속에서 거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할머니를 발견한 손씨는 자신의 등에 업고 나서야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연기를 마신 노부부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손씨도 팔과 얼굴에 1도 화상을 입어 치료 중이다.

다행히 소방대원들이 도착해 불은 1시간 30여 분만에 진화됐다.

“어떻게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었느냐?”라는 경주시 관계자의 물음에 그는 “화재 당시에는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경주시는 손씨의 고귀한 희생과 용기를 잊지 않고 시민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의사상자 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 /황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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