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숨겨진 문화 유적을 찾아… 고령 대평리 석조여래입상

이경근 시민기자
등록일 2023-01-15 17:39 게재일 2023-01-16 12면
스크랩버튼
세월 겪어낸 고고한 모습 ‘감탄’
고령 대평리 석조여래입상을 찾은 사람들.
한국 어느 지역을 가도 그곳엔 숨겨진 보물 같은 문화재들이 적지 않다. 지역을 대표하는 이름난 유물이나 유적도 있지만, 숨겨진 문화유적도 많은 것이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나라 한국의 특징이기도 하다.

시간을 내 이런 문화 유적을 찾아보는 것은 유구한 우리의 전통문화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애정을 마음속에 품는 행위이기에 많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어진다. 이는 또 다른 방식의 나라 사랑이기도 할 것이라는 게 필자의 변함없는 견해다.

필자는 고령에서 살고 있다. 고령에도 적지 않은 귀한 문화유적과 유물이 지역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기다리며 조용히 숨 쉬고 있다. 그런 유적과 유물을 소개하는 것은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이들의 책무 중 하나라는 생각도 든다.

고령군 운수면 대평리에 위치한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359호 석조여래입상은 상당 부분이 땅에 묻혀 있어 전체의 형태나 규모를 자세히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런 모습 또한 약간의 신비로움을 선사하고 있다.

석조여래입상의 높이는 1m 내외로 추정된다.

타원형의 광배(光背·부처의 몸에서 나오는 진리의 빛을 형상화한 것)와 부처의 몸을 같은 돌에 새긴 것이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래입상의 머리는 둥근 편으로 왼쪽부터 앞이마까지가 다소 깎여 평평한데, 이는 조각할 당시의 모습으로 보인다는 것이 역사학자들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눈 부위는 얕게 조각하였으며, 입가는 미소가 뚜렷하고 두 볼은 풍만하다. 몸에 걸친 법복은 통견(通肩·앞가슴을 둘러 양어깨를 덮어 입는 부처의 옷차림)으로 겨드랑이 안쪽을 가로지르는 옷이 있다.

석조여래입상의 두 손은 가슴 앞에서 모은 형식이다. 이 불상은 고려시대 일반적인 불상 양식과 비슷하다는 것이 학계의 평가다. 그러나, 광배 앞뒷면에 조각이 없고 목 부분이 없는 것이 이 석조여래입상만의 특징이라고 해석되고 있다.

이 석불은 고목 한 그루에 의지하며 서 있는 것으로 보아 원 위치에서 옮겨진 듯하다는 것이 역사학계의 이야기다. 관련된 뒷이야기도 궁금해진다.

석불이 위치한 곳은 예전의 노온사(盧溫寺) 절터라는 이야기가 전해지나 근거는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다만 주변에서 연꽃무늬가 새겨진 고려시대의 기와 조각이 발견되어 근처가 절터였음을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

필자가 찾아갔을 때도 석조여래입상은 오랜 세월 간직한 고고하고 평안한 모습을 숨김 없이 드러내며 보는 이의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잘 찾아왔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석불과 관련해 고령군 운수면 대평2리 김종태 이장은 “이 석조여래입상은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이야기가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어, 연초에는 방문객들이 평소보다 많다”는 설명을 전하며 환하게 웃었다.

많은 여행자들이 그곳까지 가는 방법을 궁금해 할 것 같다. 석조여래상을 찾아가려면 고령군 운수면 소재지 봉평리에서 대평리 방면으로 6.5km가량 차를 몰면 된다.

여러분도 무엇이건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고령 대평리 석조여래입상을 만나 2023년 계묘년에 이루고 싶은 꿈과 희망을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이경근 시민기자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