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비대위 전대 룰 사실상 확정<br/>당 안팎 “민심과 동떨어져” 우려<br/>유승민·윤상현·김근식 등 반발<br/>결선투표제 도입에도 뒷말 예상
국민의힘이 당원 투표만으로 당대표를 뽑는 차기 전당대회 룰을 19일 사실상 확정했지만, ‘당심(黨心)’ 반영 비율을 두고 비윤(비 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회의를 통해 현행 7대3(당원투표 70%·일반국민 여론조사 30%)인 당헌·당규상 대표선출 규정을 ‘당원 투표 100%’로 바꾸기로 만장일치 의결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념과 철학 목표가 같은 당원이 대표를 뽑는 것은 당연하다”며 “당원의 자발적 투표로 당 대표 선출이 가능하므로 비당원 여론조사를 병행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완전히 배제하는 방식의 당 대표 선출 규정으로 당이 민심과 동떨어질 것이란 우려와 함께 사실상 친윤(친윤석열)계 대표 선출을 위한 룰 개정이 아니냐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번 전대 룰 개정을 자신에 대한 ‘솎아내기’로 규정하고 가장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與, 골대 옮겨 골 넣으면 정정당당한가’라는 조선일보 사설을 올렸다.
윤상현 의원도 역시 SNS에 “당원과 국민의 의견 수렴 없이 속전속결로 밀어붙여야만 했는지 안타깝다”며 “아직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절차가 남아 있어 다시 한번 생각해주시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비윤계로 꼽히는 김웅 의원은 룰 개정을 비판하며 ‘#승부조작 판치면 팬들은 떠나리’, ‘#유승민만은 절대 안 돼 길게도 얘기하네’라는 해시태그를 올렸다.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은 CBS 라디오에서 “갑자기 이걸 바꾼다고 하니까 꾸준한 공론화 작업이나 노력이 있었다면 모를까 시기의 부적절성에 대한 설득이 있어야 된다”면서 “이렇게 따가운 눈치를 보면서 바꿨는데 용산이 선택한 사람이 안 되면 어떻게 할 건가”라고 지적했다.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으면 1·2위 득표자가 다시 맞붙는 이른바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도 친윤계 주자가 난립하는 현 상황에서 사실상의 후보 단일화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뒷말이 예상된다.
이에 반해 친윤계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당 대표를 뽑는데 당 구성원이 뽑는 것이고 그런 다음에 거기에 따라서 결과를 가지고 국민들에게 심판을 받는 것”이라며 룰 개정을 지지했다.
또 김 의원은 유 전 의원을 겨냥해 “자기 일을 열심히 해서 득표하는 것이지 자꾸 상대방 선거전략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게 자신이 없다는 뜻 아니겠느냐”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비대위의 의결로 20일 상임 전국위원회를 소집하고 규정상 최단기간인 사흘간의 공고일을 거쳐 오는 23일 전국위원회를 개최한 후 관련 당헌·당규 개정 작업을 마무리하는 속전속결 방식으로 룰 개정이 진행될 전망이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