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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군

등록일 2022-12-13 17:02 게재일 2022-12-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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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논설위원
우정구 논설위원

음력을 쓰는 동양에서는 입동(立冬)에서 대한(大寒)까지를 겨울로 본다. 소설(小雪)과 동지(冬至) 사이에 있는 대설(大雪)은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24절기 중 스물한번째 해당하는 대설 때부터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다. 올해는 지난주에 대설이 지났다.

원래 역법(曆法)의 발상지며 기준 지점인 중국 화북지방의 계절적 특징을 따서 만든 것이 절기여서 우리나라 경우와 맞지 않은 때가 많다. 그러나 지금 이 시기가 겨울의 한가운데로 접어든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11월까지만 해도 따뜻한 날씨가 이어져 오던 것이 이번 주 중반부터는 동장군(冬將軍)이 찾아 올 것이란 소식이다. 동장군은 겨울 장군이란 뜻으로 혹독한 겨울 추위를 의인화한 표현이다.

이 말은 본래 1812년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이 실패하면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져 있다. 영국의 언론이 나폴레옹이 러시아와의 전투에서 이기고 추위 때문에 후퇴한 것을 두고 “제너럴 프로스트(General Frost)”라 표현했다. 이를 일본이 동장군으로 번역을 했고, 우리가 그를 그대로 따온 것이 유래라 한다.

러시아는 많은 나라로부터 군사적 공격을 받았으나 나폴레옹 전쟁처럼 러시아 지방의 혹독한 겨울 추위 때문에 외국군대를 물리친 역사가 여러번 있다. 동장군의 후덕을 단단히 본 것이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국의 연평균 기온이 30년 전보다 1.6도가 상승했다고 한다. 인류가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하면 80년 후에는 한반도에서 겨울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경고까지 나와 우리를 걱정케 한다. 겨울을 겨울답게 하는 동장군의 출현은 아직은 지구촌이 건강함을 보여주는 징후라 생각하면 밉상스럽지만은 않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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