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규제·체벌 중심 벗어나<br/>‘자기 규율 예방체계’로 전환<br/>사망 만인률 0.43서 0.29까지<br/>하청업체 설계금액 직불 검토 <br/>안전 예산·장비 지원도 강화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대 재해감축 로드맵’ 당정협의회 종료 후 브리핑에서 당정이 국내 중대재해 사고사망 만인율을 오는 2026년까지 OECD 38개국 평균인 0.29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관련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고사망 만인율은 근로자 1만명당 산재 사망자 수를 뜻하며 지난해 기준 국내 사고사망 만인율은 0.43이다.
당정은 목표 달성을 위해 기존의 규제·처벌 중심이 아닌 사업주와 근로자가 모두 책임을 지는 ‘자기 규율 예방체계’로 노동 안전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당은 이를 위해 공공부문에서 낙찰 금액이 아닌 설계 금액이 하청업체에 그대로 지급되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예를 들어 설계 금액이 100원인데 낙찰 금액이 70원이라고 하면 30원이라는 안전 금액이 깎이는 것”이라며 “깎이지 말고 설계 금액대로 직불할 수 있는 제도를 검토해 달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또 당정은 중대 재해율이 높은 중소기업과 건설·제조·하청 현장에서 정부의 안전 관련 예산·장비 지원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AI(인공지능) 카메라나 웨어러블 에어백 조끼와 같은 스마트안전 장비와 시설들을 집중적으로 보급할 수 있도록 여러 측면에서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성 정책위의장은 당정 협의회 모두발언에서 “우리나라 사망사고 발생률은 지난 20년간 3분의 1 수준으로 줄기는 했지만, OECD 38개국 중에서는 34위로 여전히 높다”며 “매년 800명 이상의 소중한 생명이 중대재해 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산업재해로 사망사고가 오히려 느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청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가 40%에 달하고 고령자나 외국인 특고(특수고용 노동자) 등 취약계층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게 문제”라며 “중소기업, 건설·제조업 분야서 중대재해가 집중돼 실질적인 대안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윤석열 정부 임기 동안은 반드시 선진국 수준으로 중대재해를 감축하도록 당 차원에서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의원과 산업안전과 관련된 다른 상임위 의원도 참여하는 ‘중대재해감축 TF’를 구성해 운영·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우리도 이제는 규제와 처벌이 아니라, 노사가 함께 위험요인을 스스로 파악해서 개선대책을 수립·이행하는 자기규율 예방체계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