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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에서 마지막 가을을 느껴볼까요?

민향심 시민기자
등록일 2022-11-13 18:25 게재일 2022-11-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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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메타세콰이어 길에 선 동상 ‘홍만이’.
때론 비에 젖고 바람에 흔들렸던 시간을 각양각색의 단풍으로 피워내는 가을. 그중 하나인 메타세콰이어 잎은 초겨울까지 큰 바위처럼 듬직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머문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메타세콰이어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경산을 기준으로 멀리는 담양, 가까이는 영천, 대구 등에 군락지가 있다.

오늘은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경산의 영남대학교 교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대구지하철2호선 영남대역이 정문과 바로 연결돼 있고 시내·시외버스 이용이 가능해 접근성이 좋은 곳이다

영남대학교에는 메타세콰이어가 군데군데 있고 군락을 이룬 길은 두 곳이다. 정문에서 보면 길 양옆으로 울창하게 서 있는 메타세콰이어가 보이는데 사범대와 이희건기념관 사이에 있어 찾기도 쉽다.

또 하나는 중앙도서관 앞에서부터 우두커니 서 있는 6.5m의 거대한 동상까지인데, 그 동상은 뾰족뾰족한 머리카락에 시원하게 뻗은 긴 팔다리, 고개를 떨군 채 바지 주머니에 양손을 넣고 서있는 모습이다. 오묘한 수직적 상승감을 자아내는 나무들과 조화를 이룬다.

학생들 사이에선 ‘별05’라는 동상 작품명보다 ‘홍만이(최홍만 선수)’, ‘(키 큰)어린왕자’ 등의 애칭으로 불린다. 2006년 설치돼 한결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켰을 ‘홍만이’. 그는 코로나19 시절 내내 마스크를 쓰고 학생들과 함께 했다.

이 작품은 이 대학 김승국 교수가 제작했다. 키 6.5m, 어깨 넓이 1.8m인 청동상은 메타세콰이어, 도서관과 아름답게 어우러져 포토존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매년 관광객이 늘어가는 추세다

그 길을 지나면 자연과학대학과 생활과학대학이 있는데 근처에 거울 연못이 있다. 여름에는 빅토리아연. 어리연 등 여러 종류의 연꽃이 버드나무 가지와 어울려 사랑 받는 곳이다. 이맘때면 봄과 여름의 이야기들을 내려놓고 거울처럼 반짝이는 맑은 얼굴의 물빛을 만들어 파란 하늘을 가득 담아내고 있다. 연못 주위는 동화 속 정원을 걷는 듯 황홀하다

거울 연못 뒤쪽엔 ‘러브 로드’가 있다. 이 숲길은 빛깔 곱기로 유명한 벚나무 단풍이 아름답다. 한 남학생이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러브 로드 유래요? 커플이 되려면 반드시 이 길을 함께 걸어야 한다는 사연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아쉽게도 저는 4년 내내 남자친구랑만 걸었네요. 그거 참 하하…“

연신 활짝 웃으며 답변하는 젊은이의 경쾌한 너스레가 정겹다. 이 가을 짝이 필요한 분들에게 영남대 러브 로드를 추천한다.

러브 로드 위쪽엔 영남대 민속촌이 자리 잡고 있다. 입구에 선 장승을 지나면 서원, 정자, 옛집과 우물, 전통놀이마당, 서당, 고분군 등 안동댐 건설 수몰지역과 경주, 칠곡에서 이전해 복원한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다.

구계서원(龜溪書院)과 쌍송정 뜰의 소나무, 56칸의 전형적인 안동 양반집, ㅁ자형의 의인정사, 볏짚으로 지붕을 덮은 까치구멍집, 화산서당, 경주 맞배집 등을 그대로 재현시킨 모습이 정겹다.

민속촌 숲에는 산책로가 잘 가꿔져있다. 코스마다 마지막 단풍이 절정이다. 부드러운 흙길에 낙엽의 푹신함이 더해져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이용에 불편함이 없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힐링의 장소’가 있다는 건 경산시민들에게 축복이 아닐까.

/민향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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