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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을 다시 반려견으로

서종숙 시민기자
등록일 2022-11-01 18:18 게재일 2022-11-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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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대도중학교 좋은환경예술활동가 동아리 학생들이 포항꽃농장에서 유기견 돌봄 등 봉사할동을 하고 있다.
1인 가구와 핵가족 증가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고 있다. 반려동물의 증가로 ‘펫코노미(반려동물산업)’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반려동물 1천500만 시대 우리나라 인구의 30%가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언론에서 이야기하지만,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서는 전체 가구 중 15%인 312만9천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펫코노미로 반려동물 관련 다양한 사업이 성행하는 데 반해 실제 반려동물에 대한 의식의 변화는 선진국화되지 못하고 있다. 동물보호 역사를 가진 나라는 영국(200년), 독일(200년)이 대표적이다. ‘No kill’ 정책을 펴는 독일은 약 90%의 입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1972년 개정된 독일 동물보호법 제1조 제1항에는 ‘동물과 인간은 이 세상의 동등한 창조물이다. 합리적 이유 없이 동물을 해할 권리가 인간에게 없다’고 돼 있다. 독일 민법 제90a조는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대형 펫페어를 가보면 반려 가족들이 늘고 관련 산업이 발전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지만, 포항에서 반려견과 함께 카페나 식당을 출입하는 것은 제한적이다. 이처럼 반려견에 대한 인식은 펫코노미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다. 먼저 개선되고 선호되어야 할 부분은 일상생활에서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공간을 늘리는 일이다.

반려견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반려견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강아지 수명은 15~20년 정도로 자신이 좋아서 분양받았거나 구매한 강아지는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강아지를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이 아직 많기 때문에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기견은 증가하는 추세다. 유기견 감소를 위한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

유기견이 발견되면 일단 구조하여 유기동물 보호소로 보내지는데, 열흘 안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거나 입양이 되지 않으면 안락사 처리를 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유기견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다. 그중 해외로 입양되는 유기견 수가 적지 않아서 우리나라는 유기견 수출 1위라는 불명예를 달성하고 있다.

유기견 증가의 으뜸 원인은 견주의 책임감 부족이다. 두 번째는 강아지를 잃어버린 경우이고, 세 번째는 무분별한 번식이다.

우리나라의 동물보호 상황은 어떨까? 그동안 동물보호법은 국민의 향상된 동물보호 인식을 반영하지 못하고, 동물 학대 범죄를 제대로 예방, 처벌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최근까지 논란이 된 포항 폐양식장 고양이 학대 사건, 한동대 고양이 연쇄 살해 사건 등을 보면 잔인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4년 전 포항 남구에 있는 개 농장의 폐해가 언론화된 적이 있었다. 그때 갇혔던 개들을 현재까지 보호하고 있는 분이 있다. 그림을 가르치는 김주희 미술강사가 주인공이다. 현재 100여 마리가 넘는 꽃 같은 유기견들이 김 강사의 보호 아래 포항꽃농장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으나, 혼자의 힘으로서는 감당하기 버거운 실정이다. 유기견이 유기동물보호센터에 보내지면 대부분 안락사를 당하기 때문에 김 강사가 이 유기견들을 놓지 못하고 혼자 감당하는 상황이다.

알음알이로 주변에서 후원해주는 비용에 의존해 그 많은 유기견들을 돌보고 있지만 주변의 시선이 더 힘겹다고 한다. 왜 입양을 시키지 않고 데리고 있느냐는 의심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반려견 선호 경향은 소형견이 대부분이다 보니 중형견이나 대형견은 입양이 쉽지 않다. 포항꽃농장에 있는 대다수 대형견들은 외면받는 실정이다.

반려동물을 펫숍에서 입양하기 전에 유기견 입양을 먼저 고려해보면 어떨까? 버려지는 유기견들이 없도록 동물보호법이 강화된다면 유기견 수출 1위라는 불명예를 지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책임 의식을 가진 사람만이 반려견을 키우는 풍토가 조성된다면 더 이상 버려지는 생명이 없어질 것이다.

동물과 인간은 이 세상의 동등한 창조물이다. 그 누구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해서는 안 되는 똑같은 신의 창조물이다.

/서종숙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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