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 당시 ‘최연소 시의원’ 기록<br/>이낙연 직접 후원회장 맡기도<br/>포항종합운동장에 시민분향소
‘보수의 중심에서 진보의 꽃을 피우다’
허대만 전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이 22일 오전 7시 40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54세.
고인은 보수일색인 경북의 정치1번지 포항에서 평생 민주당 외길만을 걸어오다 이날 유명을 달리했다.
그는 26살이라는 약관의 나이에 당시 전국 최연소로 포항시의원에 당선됐으며, 비록 그 이후에는 선거와 인연이 없었지만 별세하는 그 순간까지 ‘포항’과 ‘민주당’이라는 큰 두 줄기만을 바라보며 살아왔다.
‘당선’이라는 정치인 성공의 큰 잣대와는 거리가 멀었음에도, 그는 늘 흔들리지 않고 지지자들을 다독이며 민주당을 지켰다. 그 신뢰와 믿음이 바탕이 돼 그는 당내에서는 물론 지역에서도 입지를 확고히 했다.
특히 민주당 열세인 포항에서 고인이 보여준 한결같은 의지와 끈기는 놀라울 정도였다.
그는 정책 면에서도 특유의 능력를 발휘, 여야를 넘나들며 지역을 도약시키는데 앞장섰다.
이런 그에 대한 평가는 여럿이다. 그가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포항시 남·울릉 후보로 나왔을 때,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지금까지 사반세기 동안 포항의 문제만을 놓고 씨름하고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 제시한 사람”이라고 평하며 직접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고인은 처음 암이 발병돼 치료를 받는 중에도 포항11·15촉발지진특별법 제정에 아픈 몸을 이끌고 혼신을 불태워 통과시켰고 도시 재건에도 힘을 쏟았다.
지난 정부 민주당 정권에서는 경북도당위원장으로서 각종 굵직한 지역 현안 사업의 예산확보에도 큰 역할을 했다.
생전 그와 정치적 경쟁을 벌였던 이들도 이날 앞다퉈 빈소를 찾아 애도하며 조문했다.
그들은 "허 전 의원이 포항에 있는 것 자체만으로 여야는어느정도 정치적 균형추가 맞춰졌고 그것만으로도 지역 정치발전에 기여했다"고 회고했다.
포항시도 고인이 포항에 기여한 부분을 고려, 개인으로서는 보기드물게 시민운동장에 분향소를 설치, 그가 마지막 길을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했다.
올곧음과 협치로 지역 정치에 큰 획을 그은 고 허대만.
그의 뜻과 큰 울림은 이제 후배 정치인들의 몫으로 남아 이어지게 됐다.
그의 지지자들은 빈소 앞에 '포항의 자존심, 영일만에 지다'로 적으며 고인을 추모했다.
1969년 4월 20일 경북 영일군 장기면 금곡리(현 포항시 남구 장기면 금곡리) 출생. 포항영흥초, 포항중학교, 대동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정치학과 졸업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행정안전부 장관 정책보좌관, 한국산업인력공단 기획운영이사 등을 역임했다.
가족으로 부인과 3남 1녀를 두고 있다.
장례는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장으로 치러지며 포항 종합운동장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고 조문을 받는다.
장례위원회 상임위원장은 임미애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장세호 전 경북도당위원장·박홍근 원내대표·안민석 협력의원단장이, 공동위원장에 김두관 국회의원과 우원식 국회의원 등이 선임됐다.
빈소 : 포항국화원장례식장 MVG실(포항시 남구 희망대로 644), 발인 : 8월 24일 오전 8시 30분, 장지 : 금강사 추모관(포항시 북구 침촌마을길 213-7), 영결식 : 8월 24일 오전 9시 포항종합운동장. 연락처 054-272-4444.
□ 정치이력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포항시의회 의원에 당선. 1998년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자유민주연합 후보로 경북도의회 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통합민주당 포항시 남·울릉 후보, 2010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민주당 포항시장 후보,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민주통합당 포항·남울릉 후보, 2013년 하반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민주당 포항·남울릉 후보로 출마해 모두 낙선.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포항시장 후보로 출마해 득표율 42%를 기록했으나 아쉽게 낙선.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포항시 남·울릉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