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식 메시지 정치 만발 …“대사면으로 국민 통합·경제 도약”<br/>당권 정지 처분 이준석에 ‘누명 벗기 위한 사법 절차에 집중’ 조언<br/>간결·명확한 뜻 MZ세대들 호응 취임 초기 스킨십 부족 지적도
홍준표 대구시장이 SNS틀 통한 메시지 정치가 만발하고 있다.
특히 홍 시장은 SNS를 이용한 메시지 전파를 통해 정치적인 훈수를 두거나, 긴박한 정치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법 등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며 새로운 정치 행보를 내딛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홍 시장은 11일 하루에만 SNS를 통해 ‘MB(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론’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정치· 경제계 인사 대사면을 건의하는 등 5선 국회의원과 재선의 경남도지사, 당 대표, 대선 후보 출신의 중량감을 과시하며 정치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홍 시장은 “옛날 왕조시대에도 왕이 등극하면 국정쇄신과 국민 통합을 위해 대사면을 실시하고 옥문을 열어 죄인들을 방면했다”며 “왕의 은사권(恩赦權)이 지금의 대통령 사면권이다”고 설명했다.
또 “돌아오는 8·15 광복절에는 MB와 여야 정치권 인사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비롯한 경제계 인사들을 대사면해 국민통합과 경제 대도약의 계기를 삼을 것을 윤석열 대통령께 요청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는 홍 시장이 대선 경선 후보 당시 “대통령 취임 이후 즉시 대사면을 단행하겠다”는 언급과 일맥상통한다. 홍 시장의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초지일관의 정치철학 일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난 10일에는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당권 6개월정지 처분에 대해 ‘누명을 벗기 위한 사법 절차에 집중하라’고 조언하면서 “업보라고 생각하고 좀 더 성숙해져서 돌아오시라. 세월 참 많이 남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차라리 그간 지친 심신을 휴식 기간으로 삼고 대표직을 사퇴하지 말고 6개월간 직무대행 체제를 지켜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라”며 “누명을 벗고 나면 전혀 새로운 이준석으로 업그레이드 돼 복귀할 수 있을 것이기에 지금은 나라를 먼저 생각해야 할 때이고 당내 투쟁을 할 때가 아니다”고 5선 국회의원 출신의 관록이 묻어나는 훈수를 아끼지 않았다.
대구시정의 경우에도 부서 통폐합과 관련, 미리 SNS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부실공공기관 정리를 소개하면서 대구시정에도 이같은 개혁이 필요함을 내세우며 반발을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메시지 정치를 맘껏 활용하고 있다.
이같은 홍 시장의 SNS를 통한 메시지 정치는 간결하고 명확해 전달력이 높다. 2030세대를 일컫는 MZ세대들로부터 상당한 호흥을 얻고 있다.
이는 MZ세대의 전형적인 대화법과 맥을 같이 한다. 홍 시장의 유튜브 채널인 ‘홍카콜라’와 정치 커뮤니티 플랫폼인 ‘청년의 꿈’에서도 이런 상황은 그대로 맞아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홍 시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직 생활을 40년 가까이 하면서 미사여구를 쓰거나 형용사를 써서 상대방을 설득해 본 일이 없다. 알아들으면 되고, 못 알아들으면 할 수 없다”면서 “개혁과 혁신을 하는데 모든 사람에게 동참을 요구하긴 어렵고 현재를 바꿀 때는 속도감있게 추진해야 하기에 지나고 나면 다 이해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의 꿈’에 참여한 2030세대들은 ‘홍준표 시장의 발언은 우리들에게 매우 매력적이고, 세련되고, 내 마음에도 든다’고 언급한데도 이같은 사실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로 인해 홍준표 시장은 정치적인 이슈가 있을때마다 SNS를 통해 간결하면서도 미사여구 없이 자신의 뜻을 피력하며 현실정치에 한 맥을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즉 홍 시장은 SNS의 장점인 국민 개개인의 의사를 수렴하고 전달하는 창구역할과 자신의 정책 홍보 수단으로 십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홍준표식 여론정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대구시장으로서 취임 초기인데도 시민들의 전면에 나서 시정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등 스킨십 대신 SNS를 통한 소통에 주력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시정에 주력하지 않고 전국적인 이슈에 너무 많은 관심을 표명하는 것도 자제해야 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홍준표식 SNS 메시지 정치를 보면 자신의 정치노선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물론이고 이슈를 선점하는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며 “이제 홍 시장의 SNS는 ‘정치인 홍준표’의 존재감도 과시하면서 정치는 관록과 연륜보다 소통이 우선이라는 것을 직접 보여주는 행보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