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성남훈<br/>세계분쟁지역 담은 ‘WAR&KISS’<br/>오는 28일까지 갤러리 포항서 열려<br/>“전쟁 난민과의 상생 되새겨 볼 기회”
성 작가는 1990년부터 30년 가까이 코소보, 보스니아, 르완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레바논, 크로아티아 등 세계 주요 전쟁지역이나 소외지역을 찾아 유민들의 부유하는 삶의 아픔들을 사진으로 담아왔다.
르완다 난민이 모여 있던 자이르(지금의 콩고민주공화국)부터 보스니아, 코소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에티오피아, 우간다, 인도네시아, 페루 등 전쟁과 굶주림, 질병, 환경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지구촌의 참혹한 현장을 담은 그의 사진은 역설적으로 너무 아름답다.
‘WAR & KISS’는 ‘여권법 개선을 위한 세계 분쟁지역사진전’ ‘금지된 현장’의 두 번째 버전이다. ‘여권법’이 존재했다면 세상에 나올 수 없었던 한국 다큐멘터리사진가의 사진과 세계보도사진상 수상작을 통해 ‘금지된 현장’전의 목적을 심화하는 전시다. 이 자리엔 1999년 인도네시아 내전을 담은 월드프레스포토 수상작을 포함해 작가가 30여 년 동안 기록한 세계 분쟁지역 사진들 30여 점이 선별 전시된다.
정면을 응시하는 아이들의 눈빛은 맑으면서 깊고, 난민캠프에 자리 잡은 엄마가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없이 따뜻하다. 어떤 상황, 어떤 환경에서도 인간이 지닌 존엄성과 아름다움은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웅변하는 작품으로 느껴진다.
성 작가는 진안 출생으로 전주대 경영학과와 프랑스 파리 사진대학 이카르 포토를 마쳤다. 이후 프랑스 에이전시 라포의 소속 사진가로 국내외에서 활동했다. 1992년 파리 그랑 팔레, 1994년 도쿄 가디어 가든, 1996년 파리 국립사진센터, 2010년 타슈켄트 국립사진센터,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내외에서 다수의 전시회를 열었으며, 1992년 프랑스 르 살롱 최우수사진상, 2004년 강원다큐멘터리 작가상, 2006년 라이카 오스카 바르낙 상 파이널리스트를 수상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타슈켄트 국립사진센터, 국가인권위원회 갤러리 외에 여러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현재 전주대 사진학과 객원교수를 맡고 있으며 니콘 리얼리티 리더스클럽 회원이자 사회공익적 사진집단 ‘꿈꽃팩토리’를 이끌고 있다.
갤러리 포항 측은 “우리나라는 지금도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고 전쟁의 아픈 기억과 미래의 전쟁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자유와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우리 국민들도 세계 시민으로서 각 지역의 전쟁 난민들과의 상생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