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박홍근 합의 도출 불발<br/> 오늘 본회의 전까지 협의 ‘여지’<br/> 민생 실종 서로 부담 안은 상황<br/>‘극적 합의- 단독 강행’ 안갯속
여야는 3일 국회 원구성을 위해 원내대표 간 담판 회동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다만 남은 시간에도 협상을 이어가기로 해 막판 대타협의 여지를 남겼다.
더불어민주당은 4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단독으로 국회의장 선출을 할 수 있다고 최후통첩한 상황이지만 여야는 남은 시간에도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막판 협상의 성사여부에 따라 원구성 극적 합의냐 민주당의 국회의장단 단독선출 강행이냐 기로에 서게 됐다.
국민의힘 권성동,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모처에서 비공개 협상을 하고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여야 원내대표가 얼굴을 마주하고 협상에 임하는 것은 전반기 국회 회기 마지막 날이자 여야 합의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했던 지난 5월 29일이 마지막이었으며, 34일만의 만남이다.
양측은 그러나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권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와의 회동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원내대표를 만나 허심탄회하게 각 당의 입장을 최대한 의견 교환했다”며 “그런데 원 구성 협상에 이를만한 그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논의를 계속 해나가자는 얘기를 하고 헤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회동 내용에 대한 질문에는 “협상 경과에 대해선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도 입장문을 통해 “양당의 합의 이행 및 후반기 원구성 등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논의했으나 현재까지 충분히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다만 내일 본회의 전까지 시간을 갖고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야 원내대표가 즉각적 합의에는 실패했지만, 다음날 본회의 전까지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한 만큼 절충안 도출 가능성이 주목된다. 그러나 민주당은 막판 회동에서 절충안을 찾지 못한다면 의장 단독 선출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당내에선 이날까지 열흘이라는 넉넉한 시한을 제시했고, 한 차례 본회의를 연기하고 권 원내대표의 귀국까지 기다려준 만큼 ‘할 만큼 했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당내 의원들을 대상으로 4일 국회 경내 비상대기령을 내리는 등‘결사항전’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극적으로 여야가 합의를 이룰 가능성 역시 없지 않다. 무엇보다 민생·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회를 장기간 공전시키는 것은 여야 모두에게 큰 부담이다. 민주당의 경우 국민의힘 측에서 ‘의회 독재’프레임을 들고 나서면 매우 곤혹스러운 처지가 된다. 국민의힘도 집권 여당으로서 윤석열 정부 임기 초반 국정과제를 적극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도 국회 정상화가 절실하다는 이유에서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