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1기 6명 인사청문회<br/>韓, 전관예우·이해충돌 전면 부인<br/>추경호에 인수위 공약 파기 추궁<br/>여야, 치열한 공방전 오늘까지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의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장관 후보자 5명의 인사청문회가 2일 동시에 개최돼 여야간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국회는 이날 한 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추경호(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박진(외교부)·원희룡(국토교통부)·한화진(환경부)·박보균(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등 총 6명에 대한 인사청문 정국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한 총리 후보자는 당초 지난 25∼26일 청문회 일정이 잡혔으나 여야가 재협상을 벌여 3일까지 이틀간 진행한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이날 자신에 대해 전관예우·이해충돌 등 공직자 시절 및 퇴임 이후 자신의 이력을 두고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측 위원들의 퇴임 후 김앤장 재직 관련 문제 제기에 대해 “저 자신이 특정 케이스에 관여한 것이 한 건도 없고 제 후배인 공무원들에게 단 한 건도 전화하거나 부탁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직 퇴임 후 배우자의 그림 판매가 ‘한덕수 프리미엄’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집사람은 제가 공직에 있을 때는 단 한 번도 전시회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앤장 재직 기간 받았던 고액 연봉에 대해선 “그렇게 지나치게 많이 받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국민의 눈높이에서 봤을 때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추경호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는 민주당은 소상공인 손실보상 공약 파기 논란 등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난맥상을 짚으며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관련 논란, 자녀의 공공기관 취업, 재산 증식 등에 대해 공세를 펼쳤다. 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윤석열 당선인은 기본 지원금 최소 600만원 지급, 손실보상 소급 적용 등 50조원 지원을 공약했는데 지난 주말 인수위가 차등지급으로 대폭 후퇴한 방안을 발표해 ‘1호 공약 파기 논란’을 일으키며 소상공인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며 “추 후보자는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였는데 이런 내용을 알았느냐. 의견을 같이 하느냐”고 물었다.
추 후보자는 “일일이 (인수위가) 얘기하는 것에 대해 사전에 스크리닝을 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당선인이 국민에 약속한 부분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보상안 마련을) 작업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진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등 외교정책방향에 대한 질의가 잇따랐다. 박 후보자는 “북한이 다양한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 방공망을 보강한다는 차원에서 나온 제안”이라며 “신정부에서 심도 깊게 검토해 어떠한 결론을 낼지 깊은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사드를 미국으로부터 구매해 한국군이 직접 운용하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던 점을 고려하면 신중한 답변이란 평가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민주당이 송곳 검증에 나서며 거친 공세가 이어졌다. 국토위 민주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 “(국회에) 자료 제출을 거부해 검증을 방해하면서 자신의 유튜브(채널)로 ‘셀프 청문회’를 열고 자화자찬하는 모습에 국민은 혀를 내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본 질의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은 도지사 재임 당시 추진한 오등봉공원 민간특례 사업 의혹, 업무추진비 유용 및 김영란법 위반 의혹 등을 거론하며 원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의 검증자료 미제출 문제 및 답변 태도 등을 두고 민주당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해외에 체류 중이라고 밝힌 박 후보자의 장녀가 ‘사실혼’을 사유로 재산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고, 차녀의 자사고 편입 과정에 대한 학적자료 일체 등도 요구했으나, 박 후보자는 자녀의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지적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한 후보자의 전문성과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 후보자는 의원들이 환경관련 분야에 대한 현안에 대해 묻자 원론적인 답변과 “잘 모르겠다”는 반응으로 일관해 의원들로부터 핀잔을 받았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