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의 법칙이란 게 있다. 과학이라는 과목에서 손을 뗀 지 수십 년도 훨씬 더 된 내게 남아있는 기억으로는 가려던 것은 진행 방향으로 계속 이동하려 하는 속성이 있다는 것 정도의 의미다.
묘한 건 이 ‘관성의 법칙’이란 게 물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의 일 속에서도 작용한다는 것이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회의, 동일한 시간과 동일한 동선으로 움직이는 출퇴근, 우리의 생활은 같은 패턴을 반복하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냥 가던 방향으로 흘러가고자 한다.
무엇을 시작할 때는 장밋빛 희망으로 넘실대고 혁신적이며 각종 다짐들로 다이어리가 가득 차다 못해 넘쳐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일이든 취미든 익숙해지는 순간 또 관성의 지배를 받게 된다. 관성의 지배를 받는다는 건 안정을 보장받는 것과도 같기 때문이다.
그 틀을 벗어나지 않는 한 커다란 위험은 없을 거라는 본능적인 선택,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일상에 진저리를 치면서도 그 안에 남아있을 수밖에 없는 건 그런 안도감이 주는 달콤함 때문인지도 모른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관성의 법칙에 안주해 있다면 그 생명은 정점에서 이미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관성의 법칙에서 벗어나 개인이나 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기본의 실천’이 필요하다.
논어에서도 ‘본립도생(本立道生)’이라 하여 ‘기본이 바로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 했다. 기본은 무엇을 하고자 할 때 반드시 내 것으로 갖추어야 할 자질이기도 하고 결코 건너뛸 수 없는 절차이다. 기본의 실천은 사람이나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어 치열한 시장에 들어설 수 있는 관문을 통과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기계도 학습하는 상상이 현실이 된 시대에 살고 있다. 딥러닝(Deep Learning)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들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거의 무한대의 변수를 고려한 최적화된 조건으로 제어되어 불량은 줄어들면서 생산성은 최상으로 유지되는 결과를 얻고 있지만 그것의 전제조건은 기본에 있다. 그 기본이 되는 3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데이터 신뢰성’ 확보이다. 데이터 신뢰성은 ‘부품의 신뢰성’이며 부품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능이 열화 되지 않도록 습도나 온도를 관리하고 최적의 기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완전한 점검이 돼야 한다. 점검은 자투리 시간에 한다는 생각으로 시기를 놓치게 되면 부품의 기능이 열화 되고 ‘데이터 신뢰성’에 영향을 주게 된다.
완전한 점검이 되기 위해서는 스킬(Skill)을 갖추는 학습, 점검이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 관리자는 점검이 가능한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설비관리체계의 바닥을 다지는 일이다. 거기에는 이론이 아니라 실용이며, 말이 아니라 축적이 필요하다. 새것처럼 닦고, 느슨한 것은 조이고, 마찰되는 곳은 기름 치며 기본을 실천할 때 설비는 고장이 없는 강건함으로 보답을 할 것이며 그 보답은 ‘데이터 신뢰성’에 의한 강건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