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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자장면… 서민 음식값 들썩

김주형기자
등록일 2022-04-20 20:29 게재일 2022-04-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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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격 고공행진에 줄줄이 인상<br/>  개인·소상공인들 가격 못올리고<br/>  타비용 절감 등 경영난에 속앓이<br/>“소비자들도 외식하기 겁나” 토로

“지난해 12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밀가루 등 재료값이 올라 빵값을 이미 한 차례 올렸기 때문에 빵값을 더이상 올리기는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전기·가스세를 절감하고 재료를 아껴 쓰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9년 째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서 개인 빵집을 운영하는 한민희(45) 씨는 “밀가루 가격 고공행진을 견뎌낼 수가 없다”며 손을 내저었다.


밀가루 값이 폭등해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과는 달리 개인 매장은 고객에게 가격 부담을 주는 게 어렵기 때문에 이처럼 다른 비용을 절감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세계 밀 주산지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밀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신음하고 있다.


지난달 수입 밀의 가격은 t(톤)당 400달러 선을 돌파했다. 밀 수입단가가 40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20일 관세청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밀(밀과 메슬린·코드번호 1001 기준) 수입량은 42만9천t, 수입금액은 1억7천245만달러로 t당 가격이 402달러에 달했다. t당 가격은 전월보다 8.8% 급등한 것이자 2008년 12월(406달러) 이후 13년 3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2008년 말 이후 400달러 선을 넘은 적이 없다가 이번에 재돌파했다.


1년 전 동월과 비교하면 41.4%,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보다는 54.3% 각각 상승한 것이다.


이처럼 수입 밀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영향과 전 세계적인 물류난으로 해상운임이 상승한 영향에 따른 것이다.


국내 업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주로 사료용 밀을 수입하고 있다. 식용 밀은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곡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밀 가격의 상승은 밀가루가 주재료인 칼국수, 자장면, 냉면, 빵 가격의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7천원 하던 칼국수는 8천원으로, 9천원 하던 냉면은 1만원으로 각각 올랐다. 자장면도 5천원에서 5천500원이나 6천원으로 껑충 뛰었다.


다른 식재료 가격도 동반 상승하면서 김밥, 비빔밥 등 외식물가도 5~9%대로 빠르게 상승하면서 외식하기 겁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직장인 김영민(38·포항시 남구 해도동) 씨는 “점심시간엔 동료들과 간편한 칼국수, 자장면, 냉면을 주로 먹는데 안 오른 메뉴가 없어 구내식당을 가거나 도시락을 싸오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주형기자 mirae57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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