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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등록일 2022-03-31 18:10 게재일 2022-04-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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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논설위원
우정구 논설위원

오늘은 만우절이다. 대놓고 거짓말을 해도 용서가 되는 날이다.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속아주고 서로 웃는 날인만큼 지나치지 않은 거짓말이어야 서로가 즐거울 수 있다.

이날은 영어로 4월 바보 날(April Foolday)로 부른다. 이날 속은 사람을 바보라고도 한다. 중세시대 프랑스 지방에서 유래한 날이라 한다. 지금까지 전해진 에피소드도 무수히 많다.

1957년 영국 BBC방송은 “스위스에서 이상기온으로 나무에 스파게티가 주렁주렁 열렸다”며 스파게티면을 수확하는 사진까지 내보냈다. 만우절 기획기사로 밝혀졌지만 거짓말 정도가 심했다는 뒷날 평가다.

1985년 미국 한 스포츠 잡지는 미국 프로야구단에 입단 예정인 시드핀치라는 신인선수가 시속 270km의 강속구를 던진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이 선수가 티베트 라마승 밑에서 신비한 수련을 했다고도 소개했다. 그러나 이 선수는 끝내 등장하지 않았다.

네덜란드 공영방송이 만우절을 맞아 이탈리아 피사의 탑이 무너졌다는 거짓 보도를 해 시청자들이 방송사로 확인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설악산 건들바위가 떨어졌다는 내용이 인터넷에서 실시간 검색어로 떠 확인소동이 벌어진 경우가 있다. 만우절이 되면서 불이 났다는 거짓 전화가 소방서나 방송국 등으로 종종 걸려와 실제 긴급상황에 대처하는 데 지장을 준다는 당국의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거짓말은 상대를 속이거나 공격수단으로 삼는 정의롭지 못한 심리행위에서 나온다. 법률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만우절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각박하지 않는 세상 민심을 바라서일 것이다. 선의의 작은 거짓말로 서로가 웃고 기쁨을 나눌 수 있다면 만우절도 괜찮은 날이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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