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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가창 산불… 진화헬기 절실

김재욱기자
등록일 2022-03-09 21:35 게재일 2022-03-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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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 인력·장비 한계… 매캐한 냄새·자욱한 연기로 12일째 몸살<br/>최정산 매설 지뢰 방어 등 진화 집중… 방화용의자 현상수배 내걸어
대구 달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12일차를 맞이하며 현장 투입인력 사이에서 ‘한계점’을 넘어섰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헬기 12대와 소방차량 등 44대, 소방진화대원·의용소방대·공무원 인력 등 629명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불은 최초 발화 지점과 달리 냉천리에 위치한 스파벨리 뒤쪽과 대일리 뒤쪽의 주암산 일대에서 연이어 번지고 있다.


이 불이 최정산까지 번질 시 최정산에 매설된 지뢰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소방현장에서는 방어에 최선을 다하며 화재 진압에 몰두 중이다.


이날 가창지역에서는 일조시간 내내 하늘이 진화 헬기의 비행 소리로 가득했다. 주민들은 먼 발치에서 불을 끄는 헬기의 모습을 지켜봤다.


가창 주민 김문덕(79)씨는 “30여 년을 가창에 살았지만 이렇게 오래 불이 이어지는 장면은 본 적이 없다”며 “산 정상 부분에서 대부분 불이 나는 걸로 보이는데 산림이 타서 나는 매캐한 냄새와 자욱한 연기가 마을 곳곳에 내려와 힘들다. 고생하는 분들의 고마운 마음을 알지만, 하루빨리 불을 꺼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산불의 진화가 어려운 이유는 불이 난 지점이 가장 큰 문제다.


발화지점은 산세가 험한 8∼9부 능선이며, 등산로가 아닌 곳이라 진화인력이 오르내리는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장에 투입된 한 달성군 공무원은 “불을 끄기 위해 2인 1조로 투입돼 몇번째 산불 현장을 올랐지만, 산세가 험해서 물통을 들고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황”이라며 “등산로가 아니다보니 쌓인 낙옆으로 인해 몇 번을 넘어져 다쳤고, 들고 간 물통에 물이 소진되는 것을 느낄 때는 앞이 캄캄해진다”고 하소연했다.


소방당국은 민가 피해 확산을 막는 것에 전력을 쏟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현재까지 민가와 시설물 피해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민가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주요 업무라는 각오로 산불이 확산하는 걸 막고 있다”며 “부족한 인력과 장기화된 산불로 모두 지쳐있지만, 내일 안으로 큰불은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가창면 사회단체들은 2곳의 산불을 방화로 추정하고 ‘가창산불 방화용의자 현상수배(현상금 500만원)’현수막을 지역 곳곳에 내걸었다. 방화범을 검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제보자에게 현상금 500만원을 지급할 방침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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