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경북지역 강수량 6.3㎜ <br/>평년 73.8㎜ 와 비교 턱없는 수준<br/>바짝 마른 대기 불쏘시개 작용<br/>기상가뭄 이어져 물 걱정까지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겨울(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의 강수량은 13.3㎜로 평년(1991∼2020년) 강수량(89.0㎜)의 14.7%에 그쳤다. 이는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최저치였다.
특히 경북지역은 6.3㎜로 평년(73.8㎜)의 8.5%에 불과했다.
겨울철 동안 전국 평균 일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날은 1.2㎜에 그쳤으며, 강수일수도 11.7일로 기상청 관측 이래 가장 적었다.
상대습도는 57%로 평년(62%)보다 5%포인트 낮은 역대 최저 2위였다. 운량(하늘을 덮은 구름의 양으로 하늘의 30%가 구름에 덮였을 때가 3)은 3.5로 평년(3.9)보다 0.4만큼 적었고 역대 최저 4위였다.
반면 일조시간은 605.5시간으로 평년(532.2시간)보다 73.3시간 많아 역대 최장으로 나타났다.
‘비 없는 날’이 늘어난 이유는 고기압의 영향이 잦았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철은 저기압보다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맑은 날이 많았다.
일반적으로 겨울철에는 저기압 중국이나 서해상에서 생성돼 우리나라에 수증기를 공급하고 비를 뿌리지만, 우리나라 주변을 지나는 저기압이 대기 상층 기압골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비나 눈의 양이 많지 않았다.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자주 내렸으나 눈의 양이 많지 않았다. 실제 눈이 내린 날은 18.9일로 평년(16.7일)보다 2.2일 많았다.
통상 겨울철에는 중국이나 서해상에 저기압이 형성돼 우리나라를 통과하면서 수증기를 공급하고 비를 내리는데, 지난 겨울철엔 우리나라 주변을 지나는 기압골이 대기 상층 기압골의 지원을 받지 못해 비나 눈이 내려도 양이 많지 않았다.
문제는 앞으로도 강수량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라 산불을 넘어 물부족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기상청은 지난 3일 발표한 ‘기상가뭄 1개월 전망’에서 이달 1일부터 내달 10일까지 강수량이 평년(67.8∼101.4㎜)과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전남과 경남에 약한 또는 보통 수준의 기상가뭄이 발생한 상태인데 전국 곳곳으로 가뭄지역이 확대할 것으로도 전망했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지난 겨울 한국은 역대 가장 적은 겨울철 강수량을 기록해 건조한 날씨로 인한 재해 대응 노력이 절실한 때다”며 “이상기후의 영향과 원인을 분석해 가치 있는 정보를 생산하고, 기상재해 예방에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