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통합...재정·법률 권한 필요<br/>이번 대선은 음주 운전자, 초보 운전자 고르는 불행한 선거
“인구 500만 명이 묶이는 광역경제권이 대구와 경북의 미래입니다. 지방자치단체에 재정 등 많은 권한이 필요합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22일 경북매일과의 인터뷰에서 “대구 250만 명, 경북 270만 명이니 하나로 묶어서 같이 발전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안 후보는 또 이재명·윤석열 대선 후보의 ‘가족 리스크’와 관련, “의혹이 있다면 자신이나 가족들에 대해서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면서 “사과가 필요하다면 사과하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도리이고 바른 정치의 모습이 아니겠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올라갈 일만 남았고, 두 후보는 떨어질 일만 남았다. 골든 크로스는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대선 후보와는 달리, 유독 대구와 경북에 대한 방문이 많다. 특별한 이유는?
-(대구와 경북의)코로나19 방역을 보면서 감탄했다. 자랑스러웠다. 집안의 뿌리가 경북 영주시라서 그런지 더욱 그러한 느낌이 들었다. 지난해 의료봉사를 하면서, (대구와 경북이) 한가족인 것처럼 느껴졌다. 당시 전문가들은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놀랍게도 대구 내에서 막았다. 이는 높은 대구의 시민의식의 결과다.
하지만 나흘 동안 대구와 경북을 방문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대구가 버림받은 도시”라는 이야기였다. “여당은 누구를 해도 당선이 되지 않으니 포기, 야당은 누구를 해도 당선이 되니 무관심한 도시라서 지역 개발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은 정치의 잘못이다. 대구와 경북은 청년이 떠나는 1위 도시라고 한다. 인재들이 떠나는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재가 떠나지 않고, 대구와 경북이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은?
-대구와 경북을 광역경제권으로 묶어야 한다. 사회학자들에 따르면, 5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있어야 자체적으로 경제가 발전하고 선순환된다고 한다. 대구와 경북을 하나로 묶어서 같이 발전 계획을 세워야 한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여객보다 물류에 강점이 있는 공항으로 발전시키고, 그 배후에 미래산업 신도시를 만들면 대구·경북이 발전할 수 있고 청년들이 떠나가지 않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지자체가 재정 권한과 법률적인 권한을 가지고 스스로 민간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좋은 예가 미국의 아마존 제2본사 공모다. 하지만 현재 대구와 경북에는 권한이 없다. 많은 권한을 주어야 진정한 지역 분권과 균형 발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내년 부산·울산·경남이 묶이는 특별자치시가 출범한다. 아마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다. 대구와 경북이 부·울·경의 장점을 받아들인다면, 훨씬 성공 확률이 높다고 본다. 대구와 경북에는 성공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많지 않은가.
△이번 대선이 이재명·윤석열, 양강으로 흐르면서 ‘안철수’라는 이름값이 많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데?
-계속 변화하는 모습과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제대로 된 비전과 정책을 보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잊어버리고 잇는 것이 있다. 제가 한 자리 지지율에서 출발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처음 참가한 총선에서는 27%의 지지율을 얻어 민주당을 제쳤다. 당시 선거 3주전 지지율은 8%였고, 비례대표 모집 당시에는 5%로 시작했다.
지난 대선도 마찬가지다. 5월 초 대선이었지만, 1월의 지지율은 5%였다. 2월에도 여전하게 한 자리 숫자였다. 처음 10%를 넘어선 것이 3월이었다. 기존 양당에 적극적인 지지자들은 처음부터 여론조사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중도층이나 무당층, 2030세대는 다르다. 나중에 모인다. 그것을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젖은 장작’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분 말씀의 의미는 ‘처음에 타오르기가 힘들지만 일단 불이 붙으면 장작물 타오르듯이 타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저도 정치를 시작한 지 10년 정도 지났지만, 초심이 변하지 않고 이렇게 활동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아울러 많은 분들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저는 올라갈 일만 남았고, 두 후보는 떨어질 일만 남았다. 골든 크로스는 시간 문제다. 안철수를 찍으면 안철수가 되고, 안철수로 단일화되면 압도적 정권교체, 더 좋은 정권교체가 가능하다.
△도덕을 말씀하셨다. 하지만 안 후보는 이번 대선을 ‘비정상적 대선’으로 정의했다.
-거대 양당의 후보들을 보면 국민들에게 음주 운전자를 고를 것인지, 초보 운전자를 고를 것인지를 선택하라는 이야기다. 모두 불행한 말이 안 되는 선택이다.
의혹이 있다면 자신이나 가족들에 대해서 명확히 설명하고 사과가 필요하다면 사과하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도리이고 바른 정치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아직 양쪽 후보들에 대한 쌍특검 제안을 했지만, 대답이 없다. 지금 현재로서는 많은 의혹들을 해결할 수 없다. 지난 정권을 보면 결국, 가족이라든지 측근들의 부정부패 때문에 흔들렸다. 사실 어떤 분들은 ‘대통령을 뽑는 것이지, 부인을 뽑는 것이냐’고 하지만, 검증이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현재 국민의힘은 갈수록 의혹이 커지며 실망한 중도층들이 탈락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도움을 받더라도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이번 대구·경북 방문에서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가석방을 말하면서, 국민통합을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여론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진정한 국민통합이 가능할까?
-박정희 전 대통령은 ‘잘 살아보세’라는 국민적 열망을 모아 산업화에 성공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온 국민이 하나 되어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정보화에 성공했다. 국민통합은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기 위한 절대 조건이다. 진정한 국민통합은 죄는 미워도 사람은 용서하는 것이다. 실제 1997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건의하고, 이에 김영삼 대통령이 사면·복권을 발표한 배경이 이것이다.
반대로 문재인 정부는 자기 진영을 먹여 살리는 ‘이익 생태계’ 만들기에만 골몰했다. 국민 편가르기를 통한 국가 사유화를 위해 5년 내내 과거와의 진흙탕 싸움만 벌였다. 지금 대선판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앞으로 5년을 또 ‘너 죽고 나 살자’ 식으로 국익과 국민의 이익을 팽개치면,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안철수 정부의 명칭은 ‘국민통합정부’가 될 것이다. 정책, 인사, 예산에서 국민통합의 가치를 구현하겠다.
△대구와 경북 유권자에게 메시지를 남긴다면?
차기 대통령이 할 일은 미래 먹거리와 미래 일자리를 만드는 역할을 가지고 있다. 이를 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힘든 환경에 놓이게 된다. 전 세계적인 흐름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를 가장 많이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미국과 중국의 과학기술 패권전쟁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점은 과학기술 패권을 가진 나라가 세계를 재패하고 기술을 가진 나라가 앞에 서는 환경으로 만들어져 있다. 시진핑의 중국이 과학기술중국몽을 앞에 세우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선의 화두는 미래 생존 전략이다. 우리나라도 과학적으로 필요한 나라가 되게 만드는 것이 생존전략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2등과의 기술 차이를 벌릴 수 있는 ‘초격차과학기술’ 5개만 확보하면, 삼성전자급의 회사를 5개 확보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원자력 발전과 디스플레이, 수소산업 등을 육성해야 한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원전 폐쇄 정책은 말이 되지 않는 정책이다.
대통령 선거는 과거를 응징하는 회고 투표가 아니라, 미래에 응전하는 전망 투표다. 국민께서 후보들의 미래비전과 통찰력, 혁신 의지 그리고 실천전략을 찬찬히 비교하고 계신다. 기득권 거대양당이 만들어낸 이념과 진영논리에 동의하지 않는 새로운 ‘미래세력’으로 결집되고 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