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 등 각계 인사 망라, 9×5㎝ 크기 <br/>문서 정리하던 중… 역사 자료로 가치
경주최부자집에서 조선말기 이후 사용된 명함이 무더기로 발견돼 한국근대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주목되고 있다. 현재 국내 박물관 등지에서 확보하고 있는 같은 시대 명함은 3~4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경주최부자민족정신선양회(이하 선양회)는 경주 교촌마을 최부자집 고택 곳간에서 조선말기 이후 화선지 지질의 길이 9㎝, 너비 5㎝ 정도 크기의 명함 400여장이 발견돼 분류 및 정리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명함은 당시 전화기가 없던 시대상황을 반영해 연락처가 없고 이름만 표기됐거나 드물게 직책, 주소가 기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명함은 1910년 전후에 사용된 것으로 명함의 주인공은 최부자집을 드나들었던 의병, 독립운동가, 의열단원은 물론 학계, 경제계, 의료계, 문화계 인사, 공직자, 일본경찰 등을 망라하고 있다. 독립운동가나 의열단 등의 명함은 마지막 최부자인 28대손 최준이 독립운동 자금을 제공한 기록 등으로 미뤄 독립운동사의 추가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 경찰의 명함은 최부자가 독립운동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상태여서 일본경찰의 검속활동을 추정하는 단서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양회 최창호 이사는 “50여년전 교촌마을 본가에서 화재가 발생해 서고에 있는 문서를 나무 상자에 옮겨 담아 곳간에 보관해 둔 사실을 잊고 있다가 지난 2018년 곳간을 정리하던 중 우연히 발견했다”고 밝혔다.
최 이사는 이어 “이번에 발견된 문서는 국채보상관련 자료와 명함, 민족대표 33인과 독립운동가, 조선후기 대과급제자 80여명의 친필 편지 등 2만여점에 이른다”며 “그동안 자체 분류 정리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지난 1월 국채보상운동 관련 자료들을 정리해 도록으로 발간했고, 앞으로 나머지 문서의 정리작업을 거쳐 추가로 공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