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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거충이

등록일 2021-12-07 19:15 게재일 2021-12-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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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대구가톨릭대 교수
박상영​​​​​​​대구가톨릭대 교수

얼마 전 학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모 대학 신임 교수가 발표를 하고, 그에 대해 그 분야의 베테랑 교수가 지정 토론자로 나서서 학문적 대화를 이어가려 할 때였다. 누가 보아도 급하게 쓴 원고였건만, 오히려 토론을 맡은 교수는 발표자를 최대한 배려하여 매우 정중하고도 부드럽게 질문하는 게 참 인상적이라 느낄 바로 그때였다. 갑자기 발표자가 목소리를 크게 높이더니, 핀트에 어긋난 데다 잘 알지도 못하는 내용을 장황하게 늘어놓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아는 사람은 알지만 모르는 사람은 그런가 보다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으니, 이에 자신감을 얻어, 오히려 발표 때보다 더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데에는, 그 무례함과 반쪽짜리 지식에 혀가 내둘릴 정도였다. 미국 16대 대통령 링컨은 “소수의 사람을 잠시 속일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을 항상 속일 수 없다”고 한 바 있다. 얕은 지식과 기술로 잠깐 그 순간을 모면하고 스스로를 대단한 사람으로 포장하는 것은 일시적으로는 통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영원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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