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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립무용단, 정기공연 ‘아이튜브’ 공연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1-12-06 19:35 게재일 2021-12-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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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0일 대구문예회관서 선봬<br/>“상상의 오브제에 현실을 반영”
대구시립무용단 제80회 정기공연 ‘아이튜브’리허설 모습. /대구시립무용단 제공
대구시립무용단의 제80회 정기공연 ‘아이튜브(i tube)’가 오는 9, 10일 오후 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다.

‘아이튜브’는 코로나19 상황 이후 댄스필름 제작, 생중계 공연 등 비대면 위주의 작품 활동을 해오던 김성용 대구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이 오랜만에 대극장 무대에서 선보이는 대구시립무용단의 정기공연 신작이다.

김 감독은 이번에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사물을 모티브로 작품을 구상했다. 이 작품은 일상에서 흔히 보이던 연필과 연필심이 낯설게 보이는 순간에 시작됐다. 아주 사적인 상상에서 시작된 생존하지만 실존하지 않는 상상들을 담아내고 있다.

무대 위에는 아이튜브라 불리는 둥근 원통이 있고 튜브 속 무용수들은 상징적인 동작과 은유적인 표현으로 각자가 가진 삶의 내러티브 구조를 만들어 내며 관객 스스로 아이튜브의 주인공이 돼 자신의 삶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튜브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느끼는 우리 삶의 모습과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오브제에 특화된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통해 객석으로 전달해 낸다.

이 작품의 또 다른 모티브는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굴’이다. 유지완 음악감독은 ‘아이튜브’를 만나는 순간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굴’을 떠올렸다고 한다. 소설 ‘굴’ 속에서 인간은 무언가를 피해 굴을 파고 그 안에서 짓고 싶은 집을 짓거나 평화로운 단잠을 자기도 하는 등 욕망을 채워나간다. 어느 날은 고된 노동에 저주하며 굴을 내팽개치고 나와 버렸다가도 다시 돌아가 그대로 있는 굴을 보며 안도하기도 한다.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벗어나고 싶지 않은 굴에서의 삶은 아이튜브와 꼭 닮았다.

이번 작품의 아트디렉터는 평창올림픽과 BTS와 싸이 월드투어 등을 작업해 온 유재헌 감독이 맡았다. 시립무용단과는 ‘더 카’ ‘디 오브젝트’ 등의 작품을 함께 했다.

김성용 예술감독은 “상상의 오브제임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현실을 반영한 아이튜브는 우리에게 ‘내가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해 줄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삶을 비춰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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