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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효과

등록일 2021-11-04 18:33 게재일 2021-11-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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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효과’를 ‘호감도 효과’라고도 부른다. 처음에는 싫어하거나 무관심했지만 대상에 대한 반복 노출이 거듭될수록 호감도가 증가하는 현상을 말할 때 쓰는 표현이다. 우리 말의 “자주 보면 정들고 정들면 좋아진다”는 말과 뜻이 비슷하다.

에펠탑에 이런 의미가 붙여진 사연은 이렇다. 1889년 프랑스 대혁명 100주년을 맞아 파리만국박람회가 열리면서 건립한 에펠탑이 당시에는 파리의 많은 예술가와 시민의 반대에 부딪혔다. 고풍스러운 고딕 건물로 이루어진 도시에 무게 7천t, 높이 320m나 되는 철골구조물은 천박한 인상을 준다는 생각 때문이다.

당초 20년만 유지키로 했던 에펠탑은 1909년 해체 위기를 맞으나 무선전신 전화의 안테나로 이용되면서 철거 위기를 넘기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파리의 명물로 등장한다. 지금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상징이자 시민의 자랑거리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반복적 노출이 만들어낸 최상의 호감도를 이끈 사례다. 잡음을 일으켜 구설수에 오르게 하는 노이즈 마케팅도 에펠탑 효과의 일종이다.

호감이 간다는 말은 어떤 대상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는 마음인데 정치인에게는 유권자의 호감도가 매우 중요하다. 인상이나 말씨와 느낌 등으로 유권자의 표심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3월 대선은 특이하게 여야 유력 후보 모두가 비호감도가 높은 인물이어서 걱정을 하는 이가 많다. 한 여론조사에서 유력 후보들의 비호감도가 60% 선을 오갔다고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를 “국민들께서 한마디로 실망스럽다고 하신다”라는 말로 표현했다. 동감이 가는 말이다.

4개월 정도 남은 대선까지 여야 후보의 비호감도가 에펠탑 효과처럼 호감형으로 바뀔 수 있을지 궁금하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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