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원투표율 이틀 만에 55% 기록 ‘역대급’<br/> 윤석열•홍준표, 서로 압승 자신<br/>‘조직 vs 신규당원’ 최대 변수로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당원 모바일 투표 열기가 전례없이 높게 나타나면서 경선 결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뜨겁다. 특히 경선 주자들은 높은 투표율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해석하며 막판 지지율 높이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와 정치평론가들 역시 투표율에 따른 다양한 판세 분석을 내놓으며 관심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나흘간 모바일 투표(1∼2일)와 ARS 전화투표(3∼4일) 순으로 당원투표를 진행 중이다. 투표율은 2일 오후 5시 기준 54.49%(투표자 수 31만63명)를 기록했다. 투표 첫날인 전날의 43.82% 투표율에 이어 연일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며 흥행몰이 중이다. 당 내부에선 오는 4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는 당원투표가 종료되면 60% 선을 훌쩍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례 없는 높은 투표율에 따른 경선 후보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각 후보들은 저마다 모바일 투표율이 높을수록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존 당원들의 투표율이 높다면 조직력에서 앞선 윤석열 후보가, 새로 당원으로 유입된 젊은층을 중심으로 투표가 이뤄졌다면 홍준표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첫날 투표율에서 정권 교체의 희망을 봤다. 그야말로 기록적인 투표율”이라며 “후보가 되면 윤석열 개인이나 캠프가 집권하는 게 아니다. 국민의힘과 나아가 야권 전체가 집권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압승을 내다봤다.
홍준표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서 “어제 역대급 투표에 서버까지 터지는 난리가 났다. 그만큼 우리 당원들의 정권교체 열망이 크다는 것”이라며 “당원들의 힘으로 구태정치, 줄 세우기 정치, 구태 정치인들을 몰아내자”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어차피 국민 여론조사는 제가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이긴다”며 “당심에서도 완벽하게 이기게 해주셔야, 저들이 승복한다. 홍준표만이 이재명 후보를 이긴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투표가 모레까지 사흘 더 남았으니 이번에는 60∼70%까지 투표율이 올라갈 것으로 본다. 30만명 가까이 들어온 신규 당원들이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상당수가 수도권이나 젊은 층이어서 당연히 저한테 유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공개한 지난 8월 31일~9월 27일 신규 당원 가입현황을 보면 26만5천952명이 입당 원서를 냈고, 이중 10~40대가 11만8천명에 이른다. 투표권이 있는 국민의힘 당원 57만명 중 50대 이상은 65.5%에 달한다. 따라서 윤 전 총장이 공을 들여온 ‘조직’이 힘을 발휘해 기존 당원들이 대거 투표했다면 윤 후보가 단연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된다. 반면에 신규 당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2030세대의 투표 비중이 높다면 홍 후보가 유리해진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유승민, 원희룡 후보에게 가는 표가 많아질 거라는 전망도 있다. 이준석 대표 체제 이후에 입당한 사람들 26만여명 중엔 개혁보수 성향을 띤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유승민, 원희룡 후보를 지지하는 표가 기존 당원과 20~40당원들을 각각 선점한 윤석열, 홍준표 후보 중 누구의 표를 잠식할 지에 따라 최종 후보가 갈릴 수 있다. 즉, 당심에서 앞서는 윤석열 전 총장과 일반여론에서 앞서는 홍준표 의원간 승부가 어떻게 결말이 날지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진단이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