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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기억’ 속에서 마주하는 ‘존재와 공존’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1-10-24 20:14 게재일 2021-10-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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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트랜스 아트 작가   라익권<br/>“예술을 통해 장소적 공간에 대한<br/>  삶의 본질에 대해 화두 제시하며<br/>  관람자 직·간접적 참여 유도하고<br/>  체험할 수 있는 표현예술을 지향”
라익권 트랜스 아트 작가

“도시의 문화와 지역의 스토리를 담아 시민과 함께 교감하며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을 나눌 수 있기를 염원하며 오랜 시간 고민한 작품들입니다.”

지난 21일부터 오는 28일까지 경북 경주시 안강읍에 자리한 ‘옛 극장’에서 아홉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는 트랜스 아트 작가 라익권 씨의 말이다.

트랜스 아티스트가 발표하는 ‘트랜스 아트’는 초월 미술(Art of Transcendence)의 약자로 관념과 형식을 초월해 형상 너머의 본질을 표현하고 체험하는 예술을 일컫는다.

라 씨는 이번 전시회에서 ‘폐 유휴 공간’에서의 사진, 영상, 설치 등의 다중 매체 예술을 통해 장소적 공간에 대한 삶의 본질에 화두를 제시하고 기존 형식을 초월한 미술의 진화를 소개하고 있다.

다음은 지난 23일 가진 그와의 인터뷰 내용.

 

-트랜스 아트란 무엇인가.

△20세기 미술은 자율성과 순수성에 대한 각성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순수한 형태의 조형성에다가 색채의 독자적인 표현력을 제각기 추구하면서, 반(反)사실주의의 절정인 추상 미술이 두드러진다.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를 예로 들 수 있다. 팝 아트, 옵 아트, 키네틱 아트, 라이트 아트, 또는 정크 아트, 그리고 오늘날의 개념 미술 등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 트랜스 아트는 초월주의 미술(Transce ndental Art)의 약자다. 형상을 ‘초’월하는 ‘탈’형식의 미술, 다양한 매체와 미디어들이 서로 다른 장르와 영역을 넘나든다. 다차원적 표현법, 미각미술, 모바일 디지털 미술, 이볼빙아트 등이 있다. 특히 이볼빙아트는 온라인상에서 확장되고 진화하고, 영구적으로 공간과 시대를 초월해 진행되는 미완성 상태에서 영원히 진화하며 완성되어가는 작품을 뜻한다. 관람자들도 작품 완성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파트너 아티스트가 된다는 점은 영원히 진화하는 미술이다. 트랜스 아트는 기존의 표현방식을 초월해 사고하는 마음 너머 본성을 표현하고 체험하는 미술이고, 융합다매체 예술이다.

-트랜스 아트와 기존 예술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현대미술에서 트랜스 아트의 의미는 기존의 매체와 혼합매체, 다중매체, 모바일 디지털, 온라인상을 포함한 다른 장르와 영역을 넘나들고, 순수성을 바탕으로 융합 예술의 형태 표현의 의미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첨단 미디어 시대에 필요한 멀티플레이어 아트를 선도하고 예술가와 관람자들도 함께 직접 참여, 간접 참여하는 체험 미술이기도 하다.

 

-2015년 대한민국 정수사진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개최한 2020년 IPA(International photography award)에서 5인 심사위원이 선정한 작가상, 일본 2020년 TOKYO International photo award 수상 등 2개 국제대회 3개의 상을 수상할 만큼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유명작가이시다. 트랜스 아트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현대 미술 중 동시대의 예술 흐름은 순수성과 독창성을 위주로 혼합매체, 다중매체 등과 같이 표현 예술의 융합적 멀티플레이어 예술로 진화되었다. 이에 나는 예술가와 관람자들도 함께 직·간접 참여를 유도하고 체험할 수 있는 표현 예술을 지향하고 있다.

 

-아홉 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회를 간략히 소개한다면.

△2018년 광주비엔날레에서 옛 국군병원을 소재로 한 ‘거울의 울림’을 전시한 영국 작가 마이클 넬슨, 2012년 ‘미야기현에서 앨범을 줍다’라는 전시를 한 박진영 작가, 2001년 ‘죽은 집’이란 타이틀로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독일 작가 그레고르 슈나이드 교수 겸 설치예술가 등 세 작가는 모두 ‘공간’과 ‘기억’이라는 공통된 카테고리가 있다. 그러나 나의 작품 ‘폐 공장, 폐 역, 폐 극장’은 모두 집단적 기억의 공간이며, ‘폐 극장’은 특히 문화적 공간이다. 이 공간들은 철거냐 보존이냐 등의 문제들을 안고 있다. 옛 기억과 현재의 상흔을 예술적으로 표현, 상생과 공존에 대해 화두를 제시하는 부분은 분명하게 차별성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중심에 있었던 산업 시설들과 문화시설들이 급변하는 시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폐 공장’과 ‘폐 문화시설’들로 흉측하게 남아 있다. ‘철거’냐 아니면‘보존’과‘개발’이냐’ 라는 위기 속에‘공간의 기억’을 살펴본다. 지금의 우리의 평범한 일상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산업과 과학의 발달로 우리의 삶의 변화는 순식간 바꿔버렸다. 그러나 그 속에선 다양한 경험과 역사가 내포되어 있다. 나는 ‘시간의 축적된 공간’이란 기억 속에서 상상 속을 거닐며, 세상을 향한 시선으로 끊임없이 ‘존재’와 ‘공존’에 대한 질문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미술이 나아갈 방향, 그리고 지역미술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현대 미술 중 동시대의 미술 형태는 순수성을 바탕으로 단 매체 예술을 넘어 다중매체로 발전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예술도 세계적인 예술의 흐름에 걸맞는 융합적 표현 예술, 트랜스아트로의 진화가 필요한 시기이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기존까지는 ‘과거와 현재’의 장소적 공간에 기억을 표현하고자 했다면, 앞으로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적’ 창작 작업까지 포함하여서 시각 매체와 다매체 활용을 통해 더욱 실험적인 창작 활동을 하고자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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