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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80대 할머니, 고향 예천 모교에 장학금 기부 ‘훈훈’

정안진기자
등록일 2021-10-13 18:45 게재일 2021-10-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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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넉넉지 못한 형편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모교인 초등학교에 적지 않은 장학금을 기부한 할머니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지난 9월 30일 예천군 용문면 소재 용문초등학교 행정실에 80대로 보이는 할머니가 찾아왔다.

할머니는 별다른 말이 없이 행정실 직원에게 그냥 “학교 발전을 위해 좋은 곳에 쓰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흰 봉투를 건넸다.

할머니가 건넨 봉투에 500만 원 수표와 깨알같이 직접 쓴 손 편지가 들어 있는 것을 확인 한 행정실 직원은 돌아서려는 할머니를 굳이 붙들고 어렵게 몇 마디 말을 나눌 수 있었다.

뒤늦게 자리를 함께 한 이 학교 김영준 교장에게 할머니는 자신이 이 학교 33회 졸업생(1959년도 졸업)임을 밝히고 어린 시절 어렵게 공부를 하게 된 사연과 함께 굳이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할머니는 정상적인 기부 절차를 밟자는 학교 측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금액이 적어서 미안하다. 절대로 외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는 말아 달라”고 오히려 간곡히 부탁까지 했다고 전해졌다.

김 교장은 “할머니의 한없는 사랑이 우리 아이들에게 그대로 이어질 것이다. 할머니의 뜻을 높이 기려 기탁하신 장학금을 좋은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훌륭한 학생들을 양성하는데 쓰겠다”고 밝혔다.

장학금을 기부한 할머니는 용문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권 모 할머니로 서울에서 거주하며 넉넉지 않은 생활에도 푼푼히 쌈짓돈을 모아 고향 모교에 전달해 온 것으로 전해지졌다.

고향 용문면 하금리엔 언니 한 분이 홀로 살고 있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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