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2일 포항문예회관
포항문화재단의 2021년 문화도시조성 문화예술지원 사업에 선정돼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안효찬 작가의 10번째 개인전으로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는 작업을 한 공간에 모두 연출해 보여준다.
포항 출신의 안 작가는 경북대 미술학과(조소 전공)와 동 대학원을 수료한 뒤 2015년부터 대구와 가평, 중국 등지에서 입주형 예술촌인 레지던스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동안 인간의 탐욕과 사회 모순을 풍자적 시선으로 담아내는 설치 작업 ‘우리 안에 우리’ 시리즈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우리 안에 우리 - 세 번째 이야기’는 처음으로 기존의 작업과 신작을 병행하면서 작가의 예술 세계관을 총망라해 보여준다. 전시장에는 그가 꾸준히 천착해온 주제인 돼지와 공사현장을 소재로 한 설치작품 10여 점이 선보인다.
작품은 돼지라는 형태를 지지대 삼아 무엇인가를 짓고 있는 건설현장, 그리고 그 안에 구성 요소를 담당하는 오브제들이 표현돼 있다. 인간과 자연 사이에서의 본질과 탐욕과 욕망, 그리고 세상에 대해서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은 이처럼 굉장히 모순된 부분들이 많이 있다. 이를 직설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은유적으로 동물에 빗대어 표현했다. 돼지의 형태와 함께 대칭을 이루고 있는, 짓고 자르고 재단하고 부수는 일련의 모든 과정은 작가가 바라본, 혹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인간사회를 보여준다. 두 가지의 요소가 하나의 조각 구조를 이루면서 사회의 또 다른 이면 혹은 모순들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안효찬 작가는 “2016년 첫 ‘우리 안에 우리’의 작업은 소조 형식으로 돼지를 만들고 건설현장의 풍경을 연출했다면 2017년부터 현재까지는 실제 새끼돼지를 캐스팅해 작품으로 표현한다”며 “여기서 돼지는 단순한 동물의 돼지가 아닌 ‘자연의 희생’으로 표현이 된다. 어미돼지가 새끼돼지를 낳으면 10마리 중 3마리는 바로 죽는다고 한다. 이 죽은 돼지는 바로 땅에 묻히지 않고, 냉동돼 실험용으로 우리에게 유통된다. 이렇게 자연(돼지)을 사고파는 행위까지 작업 안에 담으며 스스로 반응하는 지점들을 작품을 통해 풀어낸다”고 설명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