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 한창인데 또다시 기습 폭우<br/>주민들 또 물난리 걱정에 밤 지새<br/>하천·농장 등 현재 복구율 58.5%<br/>이번주 장마 예보에 지원책 절실
“아직 다 복구도 못 했는데 또다시 비라니요. 하늘이 참말로 원망스럽습니다.”
올해 한반도에 처음 상륙한 제12호 태풍 ‘오마이스(OMAIS)’가 포항 죽장면을 강타하며 큰 생채기를 남기고 떠난 가운데, 일주일도 안 된 시점에서 또다시 많은 비가 내려 피해 복구가 지연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피해 조사와 복구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만큼, 정부에서 피해 현황을 살펴보고 종합적인 복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일 포항시와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경북지역에는 서해상에서 다가온 저기압의 영향으로 형성된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시간당 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이날 오후 4시 30까지 포항시 북구 죽장면에는 53.3㎜에 이르는 폭우가 또다시 쏟아졌다. 앞서 전날 산림청은 산사태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고, 행정안전부에서도 ‘밤사이 많은 비가 올 예정입니다. 외출 및 위험지역(산간계곡·하천·저지대) 등의 방문을 자제해 개인 안전관리에 유의하길 바란다’는 안전문자를 보냈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바짝 긴장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이날 죽장에는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 복구 작업이 완전히 멈춰버렸다.
포항시가 지난 24일부터 공무원과 군인, 자원봉사자 등 연인원 4천명을 동원해 침수 피해 정리, 쓰레기와 부유물 정리 등 응급 복구에 매진하고 있지만, 이날 내린 비로 인해 복구공사는 ‘올스톱’됐다. 뿐만 아니라 굴삭기 124대, 포크레인 348대, 덤프 307대 등의 중장비도 이날 내린 폭우로 인해 철수해야만 했다.
죽장면에서 발생한 비 피해액은 지난달 31일 기준 약 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인명피해는 부상 1명, 이재민 123가구 234명이다. 신고나 조사, 전산 시스템 처리 등에 시간이 걸려 피해액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포항시는 피해액의 경우 국가재난안전관리시스템(NDMS)에 입력 대상만 집계한 것이어서 하천 복구나 농경지 등을 복구하는데 드는 예산은 1천45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응급 복구율은 58.5%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 이번 주 초반까지 가을장마가 예정돼 있어 피해 복구는 더욱 늦어질 전망이다.
심진택 봉계리 이장은 “지금 한창 피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는데, 자꾸만 비가 내려서 작업이 늦어지고 있어서 속상하다”며 “가을장마가 예보돼 있어 또다시 비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해서는 대규모 장비 투입과 정부 차원의 체계적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응급복구를 위한 재난특별교부세 2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했다”며 “죽장면 지방하천을 개선·복구하는 데 드는 1천억 원 가운데 상당 부분을 정부예산으로 편성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