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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負債)의 함정

등록일 2021-08-26 18:46 게재일 2021-08-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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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금융대출 받기가 어려워진 일용직 근로자나 영세자영업자 등만 골라 돈을 빌려주고 이자 명목으로 최고 2천%의 돈을 뜯어낸 불법 고리대금업자가 얼마 전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대부금의 상환일을 한 달로 정하고 한 번에 100만∼500만원을 빌려준 뒤 이를 갚지 못하면 한 달뒤부터는 이자 명목으로 하루 10만원의 돈을 받아왔다고 한다. 피해자 대다수가 돈 갚을 능력이 없는 경제적 약자였다고 하니 우리 사회 한 구석에서는 여전히 빈곤이 판을 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2분기 기준으로 1조8천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한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해 1년 사이 168조원이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와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 등이 겹쳤기 때문이라 한다.

특히 국제금융협회는 우리나라 가계대출 비율이 GDP 대비 102.8%로 회원국 61개 국가 중 가장 높았다고 했다. 하반기부터 금융권이 가계대출 규제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대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 될 수는 있으나 가계부채를 줄일 방법은 현재로선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 국가부채도 내년에 1천조원을 돌파할 것이라 한다. 국가부채나 가계부채 등이 위험수위로 치달으면서 경제계 일각에서는 우려스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 먹는다”는 속담이 있지만 뒷감당이 가능할 때나 하는 말이다. 과도한 빚은 국가나 개인이나 언제든 위험한 함정에 빠지게 할 수 있다. 돈 빌릴 데가 없는 경제적 약자가 급전을 쓰다 고리대금업자에게 봉변을 당하는 일이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감당할 수 없는 과도한 빚은 국가나 개인에게 모두 위험천만한 일이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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