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혼재사회 시대다. 자연과 사회 환경이 뒤섞이다 못해 혼돈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듯하다. 일반인의 상식과 이전에 겪던 순리는 힘을 잃었다.
2년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지구촌의 삶을 온통 뒤바꿔놓고 있다. 변이·변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기왕의 독감바이러스를 밀어내고, 우리네 안방을 차지하면서 백신을 무력화하는 것 같다.
이로 인해 깊어지는 건 비대면 사회다. 일본 도쿄 무관중 올림픽 경기나 계좌입금 경조사, 재택근무, 밀키트 배달주문 같은 단면들로 알 수 있다. 통계청은 작년 11월 기준 우리나라 1~2인 가구가 60%에 이른다고 했다. 혼자만의 비대면 세계 속 생활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것이 일상화될수록 필연적으로 자기만의 생각이나 상상력이 보다 더 활용된다. 상상력은 시세계의 공기라 할 수 있다. 평소 잊고 지내던 공기를 새삼 들이마시듯 이제 상상력은 일상인 누구나 수시로 함께할 수 있게 되었다. 더이상 시인만의 주된 전유물이 아니다.
시세계의 상상과 일상의 현실이 혼재하는 시대, 코로나19 대처에 백신투여와 거리두기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아픔이 크다.
당국은 면역력 강화조치와 더불어 치료제 개발, 보급을 서둘러야 한다. 비대면·대면 연계 생활의 주도면밀한 체계적 일상화로 서민생업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환상과 현실이 융합된 확장현실(XR)이 화두가 되는 이즈음, 이른바 메타버스 세상이 바투 다가왔다.
한편 정치적 분야의 우리네 혼재사회는 사뭇 다르다. 한마디로 요지경 세상이다. 신비롭기는커녕 그저 기이·혼탁·불순한 혼돈사회다. 여야가 따로 없다.
국리민복보다 사리사욕에 매몰되어 이합하는 붕당 무리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도토리 키재기식의 후보들이나 어느 당대표의 경박한 언행, 그간 여러 번 겪어오면서도 누구로든 정권교체만 하면 된다는 발상들…. 한심하다.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은 물론 작년 4·15 총선 부정선거(설)는 사전투표로부터 여태 대법원 선거재판에 이르기까지 비정상 정국상황임을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알 수 있다.
사전 투표제 폐지와 완전 수개표 같은 제도적 보완 없이는 정권교체가 쉽지 않을 거다. 되레, 이런 상황은 머잖아 수렁에서 이 나라를 구할 크나큰 인물의 출현을 예고하는 징조일지 모른다.
끝으로, 참과 거짓을 잣대로 하여 일반인이 살아가는 유형을 살펴본다. 거짓인 줄 알면서 이를 두둔하거나 모르는 체 눌러 사는 사람, 거짓을 참인 것으로 알고 거짓이라 하는 이를 도리어 나무라는 사람, 거짓인 줄 알고 이를 참되게 바로 잡고자 하는 사람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먹고 살기에 바쁜 서민들에게 시시비비를 묻기가 난감하다. 나부터 어느 부류인지 자문해본다. 거대담론을 꺼내다 말고 용두사미로 그친다. 단시조로 해량을 구한다.
‘XR의 길’
코로나는 미물인가
저 하늘의 전령산가
여야정 분탕질로
한 치 앞이 안 보여도
정신줄
단디 붙들 때
새길 번히 나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