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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의원의 ‘부적절’(不適切)한 발언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1-06-13 15:36 게재일 2021-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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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한 기자경북부
김두한 기자경북부

울릉군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자신의 뜻에 반하는 의견을 말하는 주민을 향해 일침을 가한 발언으로 아주 적절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발언을 문제 삼으려는 것이 아니다.

지방의원은 선거직 중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대변하며 반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경청하고 이해 못 하면 설득해야 한다. 내 뜻과 다르다고 폄하해서는 안 된다.

반대의 목소리도 울릉주민들의 목소리다. 이번 이 같은 발언의 원초적인 시작은 울릉군 여객선 공모 사업과 관련 있다. 울릉군의회나 반대측 주민도 따지고 보면 모두 울릉군민을 위해서다.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단체가 국민이 낸 세금을 잘못 쓰는 것을 견제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울릉도여객선관련 의회와 반대 측 입장을 엄격하게 따지면 오히려 반대 측 주민들이 세금을 아끼자는 목소리에 더 가깝다.

포항해수청이 썬플라워호 대체선에 대해 조건부허가 했다. 조건대로 썬플라워호 동급이나 다수 주민이 원하는 선박이 취항했으면 굳이 세금을 들어가며 썬플라워호보다 못한 여객선을 취항 시킬 이유가 없다는 것이 반대 측 주민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의원들은 하루속히 대형쾌속 여객선을 취항, 주민들이 불변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반대 측 목소리 때문에 취항이 늦어져 주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킨다는 생각에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대측 주장은 썬플라워호 대체선 조건은 울릉군의 공모선보다 성능이 우수하며 오히려 대체선이 더 빨리 취항할 수 있는 것이다. 해운법에 따라 당장 취항하지 않으면 면허가 취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것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의회가 주민을 설득해야지 주민들이 의회를 설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힘으로 몰아붙이면 안 된다. 의원들은 세비를 받고 일하지만 반대측 주민들은 자신의 돈을 써가면서 고건분투중이다.

의회는 이들이 왜 무보수로 주민들을 위해 이렇게 욕을 얻어먹어 가면서 일하는지 그들을 만나서 설득하고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 이런 경우 오히려 주민들이 막무가내로 여객선 취항을 요구하더라도 의회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의회와 반대측 목소리를 내는 주민들의 역할이 뒤바뀐 느낌이다. 지금은 내가 옳을 것 같지 만 긴 시간이 지나면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상대 의견도 존중하라는 것이다. 지난 2016년 대저해운이 대형 쾌속 카페리 여객선을 건조하려다가 좌절된 적이 있다.

당시 대저해운이 썬플라워호보다 더 좋은 여객선은 건조하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포항~울릉도노선에 여객선이 추가 취항하면 건조를 할 수 없다며 울릉군의회에 여객선 추가 취항 동의를 철회해줄 것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의회는 경쟁사가 운항하면 독점을 방지하고 울릉주민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철회하지 않았다., 당시 경쟁사가 생겨 독점을 방지하는 것도 좋지만, 울릉주민 수송책임이 분산되면 특정업체에 대형여객선 건조를 요구하기 어렵다. 신중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끝내 철회하지 않아 대형쾌속 여객선 건조가 물 건너갔다.

지금 그 일에 대해 누가 옳고 그름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20년 동안 25년 전 여객선보다 못한 선박을 이용해야 하는데 세금을 지원하는 것은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수렴해야한다는 것이다.

하루속히 좋은 여객선이 다니는 것을 울릉주민 누가 싫어하겠느냐마는 20년 동안 세금이 들어가고 법적으로 썬플라워호 대체선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에 함께 풀어가는 지혜를 모으고 과거 대형여객선 건조가 무산된 뼈아픈 사건을 거울삼으라는 뜻이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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