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서 포항으로 향해 운항하던 여객선 우리누리 1호(톤수 534t·정원 448명)주변에 폭탄 4발이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 울릉도 주민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여객선사 등에 따르면 1일 오후 2시 승객 166명을 싣고 울릉(사동)항을 출발한 우리누리 1호는 시속 약 60km의 속력으로 울릉도 남서 방향인 포항으로 향해 출발 30분 정도(울릉도에서 남서방향 약 24km 지점) 운항 중 갑자기 포탄이 떨어졌다.
첫발은 여객선 앞 약 100m, 이어 측면에 다시 한발이 떨어졌고 이어 약간 떨어진 곳에 두 발이 추가로 떨어져 모두 4발이 떨어진 것이다. 승객들은 포탄이 바다에 떨어지고서 물기둥이 솟구치는 것을 보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폭탄이 떨어진 후 우리누리1호 승무원들은 승객들을 진정시키려고 선내 돌았지만, 영문을 모르는 아찔한 순간을 겪은 뒤라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 몸을 가누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날 우리누리 1호 외에도 울릉도 저동 항에서 승객 153명을 태운 썬라이즈호(톤수 388t·정원 442명)가 우리누리 1호와 출항이 같은 시각인 오후 2시 포항을 향해 출항했다.
우리누리1호와 같은 항로를 운항하는 썬라이즈호는 우리누리 1호와 포항 도착시각 차이가 5분 이내다. 이날 포탄이 떨어진 사고 현장까지 우리누리1호와 시각차는 3~4분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포탄이 우리누리1호에 떨어지지 않으면 썬라이즈호에 떨어질 가능성 큰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울릉도 주민들은 폭탄이 두 여객선을 피해간 것이 오히려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물론 그런 일이 없겠지만, 대포를 몇 분 늦게 쏘거나 여객선이 1~2분만 일찍 출발해도 두 척 중 한 척은 피해를 봤을 것이라는 것이 울릉도주민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울릉도 등 동해상을 관할하는 해군 1함대 사령부, 울릉도 향토부대 해군 118조기경보전대 등 해군은 사고 발생 이후에야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은 통상 동해상에서 사격 훈련 시한 달 전께 여객선사에 훈련 사실을 통보한다. 하지만, 이날 군부대 측은 여객선사에 통보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대포를 쐈고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다.
여러 경로를 통해 취재한 결과 군함을 새로 건조한 A조선소에서 해군에 군함을 인도전 시험 운전 과정에 시험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함정에는 해군 등 군 관계자는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대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는 게 울릉주민들의 반응이다. 인구 1만 명이 살고 연간 관광객 30~40만 명이 방문하는 울릉도 주변 24km 해상에 그것도 여객선 항로에 폭탄이 4발이나 떨어졌다.
이에 대해 포탄 전문가 K씨는 “여객선 주변 100m 가까이 포탄이 떨어졌다면 정조준에 가깝다.” 며“만약 적이 울릉도를 향해 포탄을 발사해 오차가 100m면 거의 정확한 발사”라고 주장했다.
울릉도 주민들은 동해 공해상 등 넓은 바다에서 실험하지 않고 하필이면 울릉도와 가까운 곳에 발사 시험을 해 주민 및 관광객들을 불안하게 하는지 저의를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또한, 군이 아니고 민간이 포를 마음대로 쏠 수 있다면 불안해서 어떻게 살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사고에 대해 해군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이 울릉도주민들의 생각이다. "군이 울릉도 및 여객선을 향해 폭탄이 날아오는데 몰랐다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대한민국 국군의 의무를 망각한 처사"라며"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릉도 주민들은 “정부는 앞으로 이 같은 일이 절 때 재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만약 A조선소가 임의로 했다면 공식적인 사과와 책임자 문책, 이날 여객선을 이용한 승객들에게 최소의 보상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