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정치인으론 첨 권성동 만나<br/>대권도전 권유에 첨 긍정적 반응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영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윤 전 총장이 지난 29일 강릉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만난 사실이 공개됐다. 윤 전 총장이 사퇴 후 현직 정치인과 만난 사실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석달 가까이 잠행을 이어온 윤 전 총장이 조만간 정치 활동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권 의원은 31일 “윤 전 총장이 며칠 전 전화를 걸어와서 주말에 지인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고 공개했다. 윤 전 총장은 권 의원의 검찰 후배이지만 두 사람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동갑내기다. 이번 만남도 윤 전 총장이 강릉에 있는 외가 친인척을 방문하고 외할머니 산소를 성묘한 후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권 의원 등이 “무조건 대권 후보로 나와야 한다”, “당신을 통해 정권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윤 전 총장은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윤 전 총장 옆에서 정무적인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느꼈다”며 “앞으로 정치 행보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 의견을 들어 신중하게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이번 만남을 계기로 본격적인 정치 활동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권 의원을 만난 것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겠다는 신호탄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실제 윤 전 총장은 사회 여러 분야 전문가들과 만나면서 물밑에서 대선 수업을 받아왔다. 특히 정치 신인이 어떤 인사를 만나느냐는 그가 염두에 둔 진로를 암시한다는 점에서 권 의원과의 만남은 국민의힘 입당을 고려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권 교체의 대의를 위해 제3지대 창당보다는 제1야당과 힘을 합치는 것이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은 “(권 의원과의 만남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친구라 만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