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직업전문학교 드론교육센터 촬영·농업·안전 등 높은 활용도에 중장년층 물론 고령의 수강생들 꿈을 품고 드론 관련 교육 삼매경
18일 오전 10시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 위치한 포항직업전문학교 드론교육센터. 이날은 안전장비를 착용한 10여명의 입문자가 옹기종기 모여 교관들에게 드론 조종법을 배우며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었다. 드론 비행은 사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엄격한 교육이 이뤄지는 모습이었다. 드론은 설치된 표지판을 도로 삼아 좌우 상하로 움직였고, 다소 어색한 움직임이 나올 때에는 “조금 더 왼쪽으로, 아니 더 왼쪽으로”라는 식의 불호령이 떨어지기도 했다.
교육을 듣는 사람들 중에는 낚시와 같이 조종의 손맛을 느끼려는 사람부터 사진이나 영상 촬영, 농업·안전 등 드론 관련 산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까지 다양했다.
최고령 수강생인 변명호(71)씨는 어릴 적 꿈을 간접적으로 이루려고 드론을 배운다고 말했다. 1급 자격증을 취득해 사진촬영이나 방재산업 등의 일거리를 찾는 제2의 인생설계도 하고 있다고.
그는 “비행기조종사가 꿈이었는데, 부모님의 만류로 이루지 못했었다. 회사생활을 50년가량 하고 정년퇴직했는데 포항직업전문학교에 드론교육센터가 생긴 것을 보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등록했다”면서 “드론을 창공으로 날릴 때의 짜릿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현재 드론교육센터는 국비를 전액 지원받는 국기과정(교육기간 120일)과 일부 지원도 되는 초경량비행장치 조종자자격증취득 이론반과 실기반(교육기간 각 10일), 본인이 전액 부담하는 일대 일 속성교육 반(교육기간 15일) 등으로 나눠 교육을 진행 중이다. 드론조종사 자격증 1, 2급은 해당 기체 비행시간을 20시간 채워야 하므로, 국토부 지정 드론교육센터나 사설교육기관을 다니지 않고서는 취득이 불가능하다. 더구나 비행 중, 단 한 번의 추락에도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서 체계적인 조종 기술 습득과 기체 매뉴얼 숙지는 물론이고 합법적인 비행 절차를 알기 위한 드론법(드론 활용의 촉진 및 기반조성에 관한 법률), 항공안전법과 항공교통업무기준 등 항공법, 개인정보 보호법 등 조종자가 반드시 준수해야 할 법령까지 숙지해야 한다.
드론지도자 자격증을 준비 중이라는 수강생 이선준(28)씨는 “포항에 드론교육센터가 생겨서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과정 교육을 받고 있다”면서 “1급 자격증 취득은 물론, 드론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해서 강사 쪽으로 일해볼 생각이다. 최근 들어 드론을 배우려는 사람이 늘고 있어서 국가지정 기관이나 사설기관 등에서 강사를 많이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강생 15명은 중장년층이 대부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농업방재나 산림방재 등의 취업을 염두에 두고 자격증 취득을 준비했다.
조작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수강생 최종철(61)씨는 “조작 난이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아서 나이 많은 사람들도 할만하다. 드론산업의 미래가 밝은 만큼 노후에도 일 할 수 있는 드론을 미리 배워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직업전문학교 관계자는 “포항에 드론교육센터가 생기기 전에는 필기와 실기를 치러 부산이나 울산 등 다른 지역으로 가야 했다. 드론자격증을 취득하는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아져서, 최근 들어 수강신청과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포항을 비롯한 경북지역도 드론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찬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