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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의 시간

등록일 2020-12-15 18:30 게재일 2020-12-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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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기 중엽 유럽지방으로 번진 흑사병은 유럽 인구의 절반 가까운 인명을 앗아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많게는 1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유행성 바이러스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의학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당시는 어떤 경로에 의해 병에 감염되는지 알지 못해 오로지 기도를 통해 구원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교회로만 사람이 몰렸다 한다. 교회가 되레 집단감염의 매개가 되고 말았으니 흑사병의 유행을 감당할 방법이 없었다.

1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인 1918년 시작한 스페인 독감도 최대 5천만명에 달하는 인류의 목숨을 앗아갔다. 우리나라도 같은 해 가을부터 겨울 사이 스페인 독감이 돌기 시작해 당시 조선인 인구의 절반가량이 독감에 걸렸으며 그 중 약 14만명이 생명을 잃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전 세계적으로 현재까지 7천만명의 환자를 발병시켰으며 그 중 150만명 이상의 목숨을 빼앗아 갔다. 불과 1년도 채 안되는 짧은 기간이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류에 끼친 피해는 막강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피해와 고통을 안겨줄지는 알 수가 없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벌여왔다. 역병이라 일컬어지는 미지의 병과의 싸움은 현대과학이 발달한 지금도 종착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내 코로나 확산 분위기가 심상찮다. 대통령이 절체절명의 시간이라 하면 상황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이스라엘 유발 하라리 교수는 세계적 연대를 통해서만이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인류를 공격할 미래의 또다른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은 지구촌 인류의 연대가 유일하다는 그의 말이 실감난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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