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식이 과연 상팔자일까? 자식이 없어 도리어 걱정이 없어 편하다는 이 말의 뜻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옳은 것일까.
요즘 젊은세대 가운데서는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에 동의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통계상으로도 이는 확인이 된다.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결혼한 지 5년이 안 된 신혼부부 중 자녀가 없는 비율이 지난해 경우 42.5%다. 10명의 신혼부부 중 4명은 자식이 없다. 통계작성 이후 최고 수치라 한다.
여성의 사회참여로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부담과 주거문제 등이 아이 없는 신혼부부를 양산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은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면서 의도적으로 자녀를 낳지 않고 살아가는 맞벌이 부부를 말한다. 양육과 경제적 부담을 덜고 자기중심적 삶을 살겠다는 사람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최근 방송인 사유리씨가 일본에서 정자를 기부받아 출산한 일이 알려지면서 비혼 출산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젊은층 사이에 비혼을 희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전통적 가족관이 무너지는 우리 사회의 현상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수년 전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된 ‘무자식 상팔자’라는 드라마는 한가정에서 부부와 자녀부부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과 싸움을 소통과 화해로 풀어가는 과정을 그려 인기를 모았다. 보통의 가정이면 있을 법한 평범한 사건을 인간적인 터치로 풀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느끼게 한 드라마다.
스웨덴의 스톡홀름대 연구팀이 400만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해 봤더니 자녀를 낳았거나 입양한 부모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오래 살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무자식 상팔자, 무턱대고 믿고 따를 일은 아닌 것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