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호 ‘쇠제비갈매기’ 응원<br/> 6일, 국내 첫 인공호 음악회<br/>코로나 지친 국민 위로 뜻도
안동호에 찾아든 ‘쇠제비갈매기’가 안동시민들의 친근한 벗으로 다가섰다. 안동시는 멀리 호주에서 바다를 건너 안동호로 날아온 쇠제비갈매기에게 인공산란장과 보금자리를 만들어주며 정성껏 돌봤다. 쇠제비갈메기는 안동시가 베풀어준 우정에 보답이라도 벌써 7년째 찾아오고 있다. 안동시는 국내 최초로 내륙 담수호인 안동호(湖)에서 ‘쇠제비갈매기의 꿈’을 응원하는 이색적인 음악회를 준비했다. 음악회는 오는 6일 쇠제비갈매기가 보금자리를 튼 안동호 인공섬<사진>에서 열린다.
3일 안동시에 따르면 파란 가을 하늘과 단풍이 물든 아름다운 숲과 바다처럼 펼쳐진 배경으로 열리는 이번 음악회는 안동시와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안동권지사가 쇠제비갈매기의 서식지 보호 및 환경보호 차원의 시민 연대적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했다.
안동 출신 스트라드 뮤직 이원필 대표가 기획한 이번 공연에서는 클래식 음악의 저변 확대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는 리움 챔버오케스트라의 연주가 펼쳐진다. 첼로에 이숙정 한양대 교수, 바이올린에 정준수 경희대 명예교수, 트럼펫에 안희찬 리움 챔버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이현정 피아니스트가 함께 한다.
생상스의 ‘동물 사육제’ 중 ‘백조’, 비발디의 ‘사계’ 중 ‘가을’ 제3악장 ‘알레그로’, 트럼펫을 위한 무제타의 왈츠,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 3번 제1악장 ‘알레그로’, 아리랑 등이 선보인다. 음악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다. 연주 실황은 6일 오전 10시부터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안동시는 음악회를 통해 쇠제비갈매기를 지속해서 보호해줄 것을 호소하고, 환경 파괴의 위기 속에도 쉽게 생명을 포기하지 않는 자연의 경이로움, 쇠제비갈매기의 귀환과 새 생명의 탄생지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앞으로 기존 서식지를 더 확장하고, 도산서원 등 낙동강 상류와 연계한 생태관광 자원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권영세 시장은 “새와 사람이 함께 공존할 가능성을 보여준 안동호 인공 모래섬에서 음악회를 연다”며 “이번 이색음악회와 호수 주변 풍광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쇠제비갈매기는 4월에서 7월까지 한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 번식한 후 8월에서 9월 사이 호주와 필리핀 등으로 이동해 겨울을 난다. 국내 최대 서식지는 부산 을숙도와 신자도 등 낙동강 하구였지만 해안 인근의 건설 사업과 백사장 유실, 천적 침입 등으로 자취를 감췄다.
내륙에서는 2013년 처음으로 안동호 쌍둥이 모래섬에서 쇠제비갈매기가 목격돼 본지가 최초 보도<2013년 5월 20일 1면 보도>한 바 있다.
안동시는 안동호 수위 상승으로 서식지가 물에 잠기는 현상이 수년째 계속되자 지난해 3월 임시로 인공섬을 조성한 데 이어 올해는 영구적인 인공 모래섬을 설치했다.
인공 모래섬은 가로 50m, 세로 20m 규모의 물에 뜨는 구조물이다. 그 위에 마사토를 덮고, 수리부엉이 등 천적을 피할 수 있는 은신처도 만들었다.
인공 모래섬 조성은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4월 다시 돌아온 쇠제비갈매기는 다행히 안동시와 수자원공사가 힘을 보태 마련한 인공섬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데 성공한 데 이어 올해도 새끼 70여 마리가 성체(成體)로 자란 뒤 호주 등지로 떠났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