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후군(症候群)이란 질병의 몇가지 징후가 늘 함께 나타나지만 그 원인이 명확하지 아니할 때 쓰는 용어다. 영어로 신드롬이라 한다.
권력이란 남을 합법적으로 지배하는 수단이다. 정부가 국민에게 강제하는 공권력 같은 것을 권력이라 한다. 권력이 꼭 정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직장이나 사회적 관계에서 생기는 크고 작은 권력은 무수히 많다. 그러나 정치권력만큼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은 없다.
권력이란 다른 사람을 지배하는 합법적 수단이라는 점에서 신중히 사용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권력을 남용해서 빚어진 불행한 일은 역사적으로 얼마든지 있다. 독재자의 말로 등이 그런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대커 켄트너 교수는 “견제 없이 권력을 누린 자는 뇌 손상을 당한 사람처럼 공감 능력을 상실한다”고 말했다. 타인을 생각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실패에 대한 걱정도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권력자의 공감능력 부족 등의 현상을 오만 증후군이라 부른다.
상당 시간 견제 없이 권력을 누리게 되면 이런 증상은 더 심각해진다. 권력자는 국가와 자신을 동일시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자신에 대한 비판적 의견은 외면한다. 권력 집단의 판단에 대해 언제나 자신감이 넘쳐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국정을 1인 운영체제로 만들고 그에게 견제와 균형을 요구했던 참모 다수를 해고한 것을 두고 미국 내에서는 오만한 권력의 행태로 보는 시각이 많다.
오만 증후군은 일종의 권력이 낳은 부작용이다. 권력을 남용하거나 국민의 뜻을 외면한 권력자의 독주가 빚은 잘못된 결과물이다. 집권당인 더불어 민주당이 5년 전 국민과 약속했던 당헌 규정을 내팽개치고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내기로 내부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여당의 오만 증후군이 또 하나 추가되는 순간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