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도 유행이 있다. 분노조절장애(전문용어 간헐적 폭발성장애)가 유행이었던 적도 있고, 공황장애가 유행이었던 적도 있는 것 같다.
요즘에는 무기력증을 호소하며 상담센터를 방문하는 이들이 많다. 아동, 청소년, 청년, 성인, 노인 가릴 것 없이 의욕이 없고, 만사가 귀찮고, 온종일 누워만 있고 싶다고 한다. 심지어 두통을 비롯해 가슴의 답답함까지 호소하기도 한다.
외관적으로는 우울증과 비슷해 보이지만 자신, 환경, 미래에 대한 부정적 사고를 주로 호소하며 자살까지 생각하기도 하는 우울증과 무기력증은 다르다. 그들은 부정적 사고를 크게 호소하거나 죽고 싶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단지 몸과 마음에 활력이 없다고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의 신체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무기력증이란 바이러스로 마음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그들은 힘없는 목소리와 흐릿한 눈동자로 나에게 도움을 청한다. 생존의 욕구가 그들에게 나를 만나러 오게 한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 오기도 하지만 가족 중의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나를 찾아온다.
나는 고민한다. 그들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 무기력증에 빠진 그들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
세계적인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은 1964년 개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탈출구가 없는 상자에 갇힌 개에게 지속해서 전기자극을 주었을 때 처음에는 개가 팔짝팔짝 뛰다가 나중에는 웅크린 자세로 주저앉는다는 그 실험에서 우울증의 학습된 무기력 이론이 생겼다.
우리의 지금 상황이 그렇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우리의 대기를 떠돌 때는 당황하고 놀라고 두려워하고 분노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장기화함으로써 무기력해져 버리는 것이다. 그중에 몇몇은 심각한 우울증 등의 심리적 문제로 발전하기도 할 것이다. 그중에 몇몇은 지혜로운 방법을 스스로 찾을 것이다.
마틴 셀리그먼의 실험에서도 모든 개가 무기력하게 주저앉아 있지는 않았다고 한다. 자신이 탈출할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이전에 학습한 개는 포기하지 않고 탈출할 방법을 찾아서 도망을 쳤다는 것이다. 학습된 무기력이 있다면 학습된 낙관주의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부정적인 마음도 학습될 수 있듯이, 긍정적인 마음도 학습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습된 낙관주의로 우리는 이 코로나 시국에서 탈출해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방법의 하나로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때 외부의 전문가를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그 외부의 전문가들을 너무 맹신하거나 쉽고 빠른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 말라.
나는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그들이 심리상담 및 최면을 통해 어느 정도 회복이 되어갈 무렵, 이렇게 말한다.
“밀림의 성자 슈바이처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의사인 줄 모르고 외부의 의사를 찾으러 돌아다닌다.”
“신이 인간에게 자신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비밀의 열쇠를 어딘가에 숨겨두었다고 합니다.”
“그 비밀의 열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