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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도난마

등록일 2020-01-02 20:23 게재일 2020-01-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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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되돌아보거나 새로운 각오를 펼치고자 할 때 사람들은 사자성어를 인용해 자신의 뜻을 표현한다. 사자성어는 자신이 표현하고픈 내용을 비유적으로 설명할 뿐 아니라 짧은 네 글자 안에 내용이 함축적으로 담겨 있어 전달하기 좋기 때문이다. 특히 한해가 끝나는 세모 무렵이나 신년 초에 사자성어가 자주 등장한다. 대표적인 것이 교수신문이 뽑는 올해의 사자성어다. 교수신문은 벌써 18년째 우리사회 현상을 사자성어로 표현했다. 지난해는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정했다. 자기만 살려면 결국 공멸하고 만다는 뜻이다. 우리사회의 갈등과 분열상을 꼬집은 말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구직자가 가장 많이 추천한 사자성어는 전전반측(輾轉反側)이다. 걱정이 많아 잠을 못 이뤄 뒤척인다는 말이다. 2위는 노이무공(勞而無功)이다. 온갖 애를 썼지만 애쓴 보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올해 경북도는 녹풍다경(綠風多慶)을 사자성어로 정했다. 푸른 바람을 일으켜 좋은 일 많이 만들겠다는 도정의 각오다. 포항시는 지진극복 의지를 담은 합심진력(合心盡力)을 꼽았고 경주는 난관을 뚫고 나가겠다는 의미의 십벌지목(十伐之木)을 지정했다.

신년 초를 맞아 각자가 올해 내가 바라는 소망이나 목표를 생각해 볼 때다. 내가 생각하는 소망과 부합하는 사자성어를 찾아 한해의 각오를 준비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작심삼일이 될지는 모르나 한해 목표와 소망을 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자기 준비의 일이다.

쾌도난마(快刀亂麻)란 헝클어진 삼을 잘 드는 칼로 단숨에 자른다는 뜻이다. 복잡한 문제를 빠르고 명쾌하게 해결할 때 쓰는 말이다. 복잡하게 얽힌 내 주변의 각종 문제가 올해는 쾌도난마처럼 잘 풀려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나의 올 소망은 쾌도난마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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